'줄하향 전망했는데'…신용도 오른 기업, 내린 곳보다 많아

유영규 기자 2023. 4. 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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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하강과 부동산시장 침체 등 우려 속에 올해 기업들의 신용도 강등 압력이 커졌다는 기존 관측과는 어긋난 현상이라 눈길을 끕니다.

오늘(12일)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가 연초부터 어제까지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을 조정한 사례를 집계한 결과, 상향 조정된 기업이 11곳으로 하향 조정된 기업(6곳)보다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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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올해 들어 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이 올라간 기업이 내려간 기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기 하강과 부동산시장 침체 등 우려 속에 올해 기업들의 신용도 강등 압력이 커졌다는 기존 관측과는 어긋난 현상이라 눈길을 끕니다.

오늘(12일)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가 연초부터 어제까지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을 조정한 사례를 집계한 결과, 상향 조정된 기업이 11곳으로 하향 조정된 기업(6곳)보다 많았습니다.

신평사 3곳 중 한 곳 이상이 기아·현대캐피탈·OCI 등 6개사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고, 대한항공·현대로템 등 나머지 5곳의 등급전망을 높였습니다.

반면 홈플러스·LG디스플레이·SK증권 등 6곳은 등급이나 전망이 낮아졌습니다.

등급전망은 당장 등급을 조정하지는 않지만, 일정 기간 재무상태 등을 살펴보면서 등급의 상향 또는 하향 조정을 검토하겠다는 뜻입니다.

앞서 신평사들은 올해 기업들의 신용도 방향을 예측하면서 경기 하강이 본격화되며 신용등급 하향 압력도 커졌다고 관측한 바 있습니다.

증권가는 대체로 최근 상향 조정이 경기나 업황 전망이 기존 예측보다 갑자기 개선됐기 때문이 아니라, 해당 기업의 개별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선 그룹 또는 주요 계열사의 '수혜' 요인이 반영된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가령 한진칼(BBB)의 경우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이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아진 주된 배경 중 하나로 핵심 자회사인 대한항공의 신용도가 꼽혔습니다.

최근 대한항공(BBB+)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이 재무안정성 개선 등의 이유로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라가자,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등급전망도 핵심 자회사의 신용도 변동에 영향을 받아 상향 조정된 것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금융사인 현대캐피탈도 최근 주요 계열사인 기아가 재무구조 개선 등의 이유로 등급 상향 조정(AA→AA+)이 이뤄지자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신용도 제고로 사업 안정성이 강화됐다"(한신평)며 등급(AA→AA+)이 높아졌습니다.

SK렌터카 역시 최근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높아진 배경 중 하나로 SK그룹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고려됐습니다.

업황은 여전히 어렵지만 해당 기업이 사업구조 재편 등 개별적 노력을 기울여 신용도가 높아진 경우도 있습니다.

가령 기아의 경우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상품성 개선 등을 바탕으로 우수한 수익성이 유지될 것"(한기평)이라고 평가받았고, 등급전망이 높아진 현대로템(A-·긍정적)도 "저수익 프로젝트의 실적 비중을 줄이고 채산성이 양호한 방산 부문 실적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이 개선된 점"(나신평)을 인정받았습니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통상 신용평가를 받는 기업들은 해당 업종 내 선두권에 속한 대기업들이 많다"며 "이들의 신용도 제고를 단순히 업황 개선 조짐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증권가는 여전히 올해 기업들의 신용도 하향 압력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실적 부진으로 상환능력이나 재무적 상태가 떨어지는 상태가 아직 크게 바뀌지 않았다"면서 "오는 6월 신평사들의 정기평가가 본격화하면 신용도가 하향 조정되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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