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대형산불] "집이 순식간에 타버린 기억 생생" 뜬 눈으로 지샌 이재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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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강릉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한 산불에 갈 곳을 잃은 이재민들은 대피소에서 뜬 눈으로 하룻밤을 보냈다.
귀농을 위해 5년 전 강릉으로 내려온 김씨도 집이 불에 붙어 활활 타던 기억이 선명하다.
서씨는 "30년 정도 강릉에서 지내면서 90년대에 집 뒷산에 불이나 대피한 적이 있었다"며 "경포대 쪽으로 외출을 한 사이 집과 먼 곳에서 불이 났다는 얘기를 듣고 급하게 돌아갔지만 이미 잿더미가 돼 버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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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강릉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한 산불에 갈 곳을 잃은 이재민들은 대피소에서 뜬 눈으로 하룻밤을 보냈다. 단 비로 불은 꺼졌지만 한순간에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상처는 여전하다.
간 밤 600여명이 머문 강릉 아이스아레나 대피소. 이재민들을 위해 텐트 100여 동이 마련돼 이불을 깔고 잠을 청하려고 하지만 주민들은 당시의 화마에 쉽게 잠이들 수 없었다.
두 명의 자녀와 함께 강릉 저동에서 이 곳 대피소로 피신한 최영주(43·여)씨. 최씨는 자택이 불이 붙었을 때의 기억과 대피할 당시 강풍으로 간판이나 나무가 날아가며 부딪히는 소음이 너무나 선명해 잠에 들 수 없었다.
그는 “화재가 날 당시 첫째가 경포대초교를 다니는데 불이 가까이 와 대피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의 심정은 말로 할 수 없었다”라며 “둘째는 아직 어리지만 혹시나 자녀들이 이번 일이 트라우마로 남을까 걱정만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두(69)씨도 옥수수 모종을 사러 외출한 사이 터전을 잃었다. 귀농을 위해 5년 전 강릉으로 내려온 김씨도 집이 불에 붙어 활활 타던 기억이 선명하다.
김씨는 “옥수수 모종을 사러 배우자와 외출을 했는데 불이 났다는 연락을 받고 급하게 와보니 700평 가량의 밭은 물론이고 집까지 이미 불이 붙어 타고 있었다”며 “지금 몸 말고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상태”라고 했다.
산불로 인한 대피가 두 번째라는 서종규(78)씨는 이번 역대급 강풍을 탄 산불에 집을 잃었다. 서씨는 “30년 정도 강릉에서 지내면서 90년대에 집 뒷산에 불이나 대피한 적이 있었다”며 “경포대 쪽으로 외출을 한 사이 집과 먼 곳에서 불이 났다는 얘기를 듣고 급하게 돌아갔지만 이미 잿더미가 돼 버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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