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계열사 ‘벌떼 입찰’ 여전, 근절 대책은 글쎄?

김보담 2023. 4. 1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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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류상 회사인 위장 계열사를 다수 만들고, 공공택지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또 적발됐습니다.

정부는 이런 '벌떼 입찰' 근절을 위해 여러 방안을 제시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보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파주시의 공공개발택지.

한 건설사가 430세대 아파트를 짓겠다며 낙찰받은 곳입니다.

하지만, 입찰에 참여한 여러 회사가 모 기업의 위장 계열사로 국토교통부는 의심하고 있습니다.

LH 등 공공기관이 조성하는 택지를 낙찰받으면 토지를 사들일 때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어 이런 이른바 '벌떼 입찰'은 건설사들의 관행처럼 여겨졌습니다.

국토부는 지난해 9월 10곳에 이어, 이번에는 모기업과 위장 계열사로 보이는 건설사를 추가로 적발했습니다.

국토부는 이 건설사를 포함해 13개 업체에 대해 '벌떼 입찰' 등 위법 행위가 있다고 보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창고를 사무실이라고 등록하거나 전화기와 컴퓨터가 연결되지 않은 회사, 모 기업 간부가 계열사 대표로 근무한 곳도 있었습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땅 끝까지 쫓아가 질서를 세우겠다고 강조했지만, 이런 관행을 뿌리 뽑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재판에서 법을 어겼다는 판단을 받아야 낙찰을 공식적으로 무효로 할 수 있지만,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겁니다.

그 사이 공사를 시작했을 경우 택지를 돌려 받기는 더 어려워집니다.

대신 정부가 개발로 예상되는 이익을 모기업에서 거둬들일 수는 있지만, 절차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큽니다.

[정택수/경실련 경제정책국장 : "개발 이익을 환수하는 과정에서 페이퍼 컴퍼니나 모기업을 통한 법적 소송 여부라든지 이런 것들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을 것..."]

국토부는 공공택지를 낙찰 받는 회사가 위장 계열사인지 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정황을 확인할 행정력이 사전에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김보담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김현갑

김보담 기자 (bod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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