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음주운전, 한밤 추격전에 역주행까지
[앵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다시 늘어난 게 있습니다. 바로 음주 운전입니다.
지난해 적발된 음주 운전은 13만 건,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2021년보다 만 건 넘게 증가했습니다.
이런 음주 운전을 막기 위해 자신의 일처럼 발벗고 나선 용감한 시민이 있었습니다.
당시 상황 이희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빗줄기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밤, 고속도로 옆 차로에서 차량 한 대가 갑자기 끼어듭니다.
["야야야야, 얘 왜이래."]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
하지만 차량은 아랑곳 않고, 계속 비틀거리더니 아예 한 쪽 차선을 밟고 달립니다.
뒤따라가던 차량 운전자 박 모 씨는 음주 운전인 걸 직감하고 신고합니다.
[박OO/음주운전 신고자 :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인데 여기 음주 의심 차량 있거든요. (곧 출동하겠습니다. 전화 잘 받아주세요.)"]
이 때부터 한밤 추격전이 시작됐습니다.
4분 뒤, 휴게소에 도착해 음주 운전자가 내리면서 끝나나 싶더니, 이내 다시 차에 타려고 합니다.
["막고 있어요. 못 가게. 지금 빨리 오셔야 될 것 같아요."]
밀치고, 말리려는 다른 시민과도 몸싸움을 이어갑니다.
경찰을 독촉해 보지만 기약이 없습니다.
[경찰 : "돌려서 가는데 시간이 좀 걸려요. 무리하게 그렇게 하시지 마시라고요, 다치시니까."]
여기서 10분 넘게 실랑이를 벌이던 음주운전자가 결국 다시 운전대를 잡으면서 한밤 추격전은 또 시작됐습니다.
고속도로를 다시 5분 가까이 질주하다 국도로 빠져나온 차량.
그제야 경찰차를 발견하고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하다, 뒤따르던 박 씨 차를 들이받고서야 멈춰섰습니다.
[박OO/음주운전 신고자/음성변조 : "비틀거리다가 지나가는 차들 다 놀라서 이렇게 급정거도 하고..."]
위험천만한 한밤 추격전은 13km 가량 이어졌습니다.
음주 측정 결과 이 남성은 면허 취소 수준이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남성은 회식을 했다,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KBS 뉴스 이희연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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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연 기자 (h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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