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하게 분석 금지‥줏대 있는 병맛 ‘킬링 로맨스’[영화보고서:리뷰]

배효주 2023. 4. 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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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코미디'라는 표현도 부족해 '병맛'이라고 불러야 것 같다.

식상하고 어중간한 코미디 아닌, 어리둥절한 관객 멱살 잡은 채 작정하고 끝까지 가는, 낯설지만 매니아층만은 확실한 민트 초코 아이스크림 같은 영화, '킬링 로맨스'가 온다.

그간 코미디라는 포장을 하고서는 흐릿한 미소조차 짓게 만들지 못했던 영화들에 실망했다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결의 '킬링 로맨스'를 선택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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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배효주 기자]

'B급 코미디'라는 표현도 부족해 '병맛'이라고 불러야 것 같다. 식상하고 어중간한 코미디 아닌, 어리둥절한 관객 멱살 잡은 채 작정하고 끝까지 가는, 낯설지만 매니아층만은 확실한 민트 초코 아이스크림 같은 영화, '킬링 로맨스'가 온다.

오정세의 '명짤'이 탄생한 영화 '남자사용설명서'(2013) 이원석 감독의 신작인 '킬링 로맨스'는 국민 톱스타였지만 발연기 논란으로 인해 나락으로 간 톱스타 '여래'(이하늬)가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남태평양의 콸라섬에서 부동산 재벌 '조나단'(이선균)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젠틀해 보였던 '조나단'은 사실 '여래'를 가스라이팅하며 발목을 묶어두려는 소시오패스적인 면모를 가진 인물이었고, 이에 여래는 마치 인형처럼 '조나단'의 곁에만 머물러야 한다.

한편, 줄줄이 서울대 출신을 배출한 집안의 4수생인 '범우'(공명)는 '여래'의 팬클럽 '여래바래' 극성 회원이다. 그런 '범우'의 옆집으로 '여래'와 '조나단'이 이사를 오게 되고, 자유를 박탈당한 '여래'의 고충을 알게 된 '범우'는 '여래'의 인생을 되찾기 위해 '여래'와 함께 '조나단'을 죽일 계획을 짠다.

흔한 스토리처럼 들리지만, 이 영화가 풀어내는 방식은 남다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도 아닌데 등장 인물들이 갑작스럽게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끔찍해야 할 살인 계획은 '펄펄 끓는 불가마에서 오래 참도록 승부욕 자극하기' 같은 허술한 것들 뿐이다. '여래'에게 가짜 행복을 주입시키는 '조나단'은 관객도 세뇌시킬 기세로 H.O.T.의 '행복'을 부르고, '여래'는 비의 '레이니즘'을 개사한 '여래이즘'으로 맞선다.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 내가 만드는 내 행복 찾기' 라는 메시지가 있긴 하지만, 이 영화의 목적은 '웃음' 그 하나여서 투명하고 간결하다. 전개가 다소 황당할 순 있으나,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대신 유튜브 콘텐츠들이 더 각광 받는 현재 트렌드에 가장 걸맞는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간 코미디라는 포장을 하고서는 흐릿한 미소조차 짓게 만들지 못했던 영화들에 실망했다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결의 '킬링 로맨스'를 선택해보면 어떨까. 타협하지 않은 '노빠꾸 병맛' 포인트들이 가득하다. '이하늬와 이선균이 이런 연기까지 가능하다니' 놀라게 되는 것은 그 다음이다. 4월 14일 개봉.(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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