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변성현 감독 "좋아하는 배우 전도연과 가장 치열하게 작업한 '길복순'" (종합)

안소윤 2023. 4. 1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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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넷플릭스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변성현 감독이 영화 '길복순'을 통해 꿈을 이루게 됐다. 바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 전도연과 첫 번째 작업을 하게 된 것.

지난달 3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은 사춘기 딸을 키우는 싱글맘이자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에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려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작품이 공개된 지, 단 3일 만에 1961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변 감독은 "저는 항상 집에만 있어서 크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작품의 반응이 좋아서 기쁘기보다 안도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극 초반에 등장한 장면 중 킬러들에 임무가 전달되는 봉투 신이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논란에 휘말렸다. A급 킬러에게 '서울-코리아''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라고 표시된 봉투가 파란색 씰로 봉인돼 전달되고, 하급 킬러에겐 '순천-전라'라는 봉투가 빨간색 씰로 봉해져 전달된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전라도 지역을 따로 분리하는 것이 '일베' 특유의 비하 방식"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 제공=넷플릭스

이에 어렵게 말을 꺼낸 변 감독은 "스태프들에 연락을 받고 알게 됐다"며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때는 오해라기 보단 분명히 제가 말실수를 한 게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연락을 받고 정말 당황했다. 애초에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을뿐더러 저로 인해 함께 일한 스태프들과 배우들에 피해를 끼쳐 죄송했고 스스로도 억울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소품에 쓰여 있는 지역까지 일일히 컨펌하지 않았다. 미술 감독님의 고향이 충청도 예산인데, (미술 감독님과) 통화하면서 우스갯소리로 '본인 고향 홍보하시지'라고 이야기했다. 제가 경황이 없어서 사람들한테 걸려오는 전화를 안 받았는데, 다 화나서 안 받은 줄 아시더라. 사실 화나서 그런 건 아니었고 혼자 집에서 쉬고 싶었다. 저 아니었으면 처음부터 혼란이 없었을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후 변 감독은 '길복순' 주연을 맡은 전도연에 진심을 담아 사과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제 의도와 상관없이 폐를 끼친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어마어마한 도전을 하셨는데, 그 도전을 제가 물거품으로 만든 것 같았다. '킹메이커'는 지역감정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담았는데, '길복순'은 모순에 대해 다루고 있지 않나. 작품에 따라 상황이 흘러가나 싶었다"고 전했다.

사진 제공=넷플릭스

변 감독은 지난달 21일 열린 '길복순' 제작보고회에서 전도연의 오랜 팬이었음을 밝힌 바. 당시 그는 "선배님이 그동안 너무 좋은 작품을 해오셔서 '정면승부'를 하기엔 부담이 커서 '측면승부'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액션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도연 선배가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나오시기 전부터 팬이었다"며 "팬이었던 대상이 점점 더 성장하면서 이렇게까지 대배우가 되니까 저도 신나서 계속 지켜보게 됐다. (전도연은) 쉽게 팬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닌, 용이나 해태처럼 존재하긴 하지만 실제로 볼 수 없는 느낌이었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전도연과 함께 작업한 소감에 대해선 "여태까지 작업했던 작품들 중 가장 치열하게 했다. 도연 선배와 영화를 찍기 전까지 서로 끊임없이 의심해가면서 작업했다(웃음). 촬영하기 전에는 '제가 따로 디렉팅 안 할게요. 선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될 거 같은데요?'라고 했는데, 예상과 달리 평소보다 더 많은 디렉팅을 하게 되더라. 그리고 배우와 제가 생각했던 지점이 다를 수 있지 않나. 결국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다하게 해 주셨다. 선배가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서 감정 연기를 해야 했는데, 현장 스태프들과 '와'하고 감탄하면서 모니터링을 했다"고 만족해했다.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변성현 감독과 배우 이솜, 설경구(왼쪽부터). 사진 제공=넷플릭스

배우 설경구와는 '불한당'과 '킹메이커'에 이어 '길복순'까지 총 세 작품을 함께 해왔다. 특히 설경구는 '불한당' 개봉 이후 '지천명 아이돌'이란 애칭까지 생겼을 정도로 실제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게 됐다.

이를 들은 변 감독은 "'불한당' 전에는 한국의 보편적인 아저씨 이미지였지 않았나. 경구 선배야 말로 조명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된다. 사실 도연 선배는 막 찍어도 각이 너무 좋은데 스태프들이 더 욕심내는 거다. '불한당' 이후 경구 선배 팬분들의 압박이 느껴져서 더 잘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변 감독은 "가끔 인터넷에 '설경구와 변성현 조합은 이제 그만 보고 싶다'는 글이 올라오는데, 제가 청개구리 심보가 있어서 그런지, 그럼 더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많은 분들이 경구 선배의 대표작으로 '박하사탕'을 이야기 하시는데, 저한테 놀라웠던 작품은 '오아시스'였다. 제가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오아시스'의 홍종두와 같은 색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원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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