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가 불붙인 '어린이보험' 전쟁… DB손보·메리츠 '초비상'
[편집자주]손해보험업계에서 어린이·운전자 등 장기보험시장이 다시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IFRS(새국제회계기준)가 본격 시행된 올해부터 장기보험 판매 비중이 높은 손보사가 실적 개선에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장기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이 3년 이상이며 상해·질병 등 사람의 신체나 생명에 관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손보사들이 장기보험 판매 비중을 90% 이상으로 늘려 저축성보험이 유명무실해 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손보사들은 신상품 출시와 보장 강화, 보험료 인하 등으로 장기보험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기사 게재 순서
① KB가 불붙인 '어린이보험' 전쟁… DB손보·메리츠 '초비상'
② 변호사 선임비·형사합의금 지원… 운전자보험 공들이는 손보사들
③ 손보사, 장기인보험에 열 올리는 이유는?
손해보험업계 당기순이익·수입보험료 기준으로 5위인 KB손해보험이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 3월부터 보험료 인하와 가입연령·보상범위 확대 등을 앞세워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KB손보의 공격적인 영업에 DB손보, 메리츠화재는 당황하는 모습이다. 각각 어린이보험 판매 3,4위인 D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다양한 전략을 세우며 방어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어린이보험 시장을 놓고 KB손보와 DB손보·메리츠화재의 한 판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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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어린이보험 시장에서 최대 이슈는 단연 KB손보다. 어린이보험 판매 5위인 지난 3월부터 KB손보는 어린이보험을 지난해 12월보다 11.9%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가격경쟁에 불을 지폈다.
보험료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예정이율을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동안 0.35%포인트(p) 올린 것이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적용하는 이율이다.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는 내려가고 반대로 예정이율이 내려가면 보험료는 오르는 효과로 이어진다.
예정이율이 0.1%p 오를 경우 보험료는 3.4% 내려간다는 게 업계 추정치다. KB손보의 어린이보험 예정이율은 지난해 11월 2.5%였지만 같은 해 12월 2.75%로 0.25%p 올랐다. 이후 지난 3월 0.1%p 추가 인상해 2.85%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KB손보의 어린이보험 예정이율은 5대 손보사 평균치인 2.78%보다 0.07%p 높아졌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어린이보험 예정이율은 삼성화재가 2.75%, 현대해상은 2.8%, DB손보는 2.75%, 메리츠화재는 2.75%였다. 현재 손해보험 5개사의 연간 평균 어린이보험료 48만원이다. 이번 예정이율 인상을 통해 KB손보의 어린이보험료는 42만4320원까지 떨어졌다. 예정이율을 올리면서 가격경쟁에 불을 지폈다.
KB손보는 보험료 인하와 동시에 최대 가입가능 연령도 확대했다. 지난 2월까지 KB손보 어린이보험 가입연령은 기존 태아부터 30세였지만 3월부터는 태아 때부터 최대 35세까지로 확대됐다. KB손보의 어린이보험 최대 가입 가능연령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메리츠화재보다 5세 높다. KB손보는 최대 가입 가능연령을 넓혀 사회초년생·일찍 결혼한 젊은 부부들을 더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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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가 어린이보험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자 DB손보와 현대해상도 가입연령을 늘리고 보장을 강화하며 대응에 나섰다. 지난 3일부터 DB손보는 '아이러프플러스건강보험'의 가입연령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5세 확대하는 것과 동시에 소액암과 유사암 진단비 담보를 추가했다. 가입연령을 늘리고 보장을 추가해 가입자를 끌어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어린이보험은 DB손해보험의 주력상품이 아니다.
그동안 D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화재보험 등을 중심으로 영업을 해왔다. 최근 DB손해보험이 어린이보험에 눈을 돌린 것은 해당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고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KB손보가 어린이보험 영업을 강화할 것이라는 조짐을 일찌감치 파악한 현대해상은 지난 1월 ▲상해, 질병 50%후유장해와 암, 뇌졸중, 양성뇌종양, 심혈관 질환, 중대한 재생 불량성 빈혈 등 10대 상해질병 발생 시 보장보험료를 납입면제해주는 기본형 외에 ▲ 30세 만기 가입후 납입면제 사유 발생시 보장보험료 면제 ▲ 100세까지 보험기간을 연장해주는 보험 기간 연장형을 신설해 금융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상품 형태의 폭을 한층 넓혔다.
손보사들이 어린이보험 경쟁에 속속 참전하는 이유는 해당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린이보험은 태아나 어린이 등 자녀를 대상 3대 질병인 암·뇌·심장질환을 포함해 각종 상해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보험사들은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인구가 줄어들자 전략적으로 대상 연령층을 확대하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어린이보험은 효자 상품으로 불린다. 보험료 납입 기간은 긴데 반해 수수료가 높아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일반적으로 계약자는 부모가, 피보험자는 자녀로 가입하기 때문에 해지율도 낮다.
어린이보험을 들면 영·유아 때 보험금을 받을 확률이 높은데, 이 경우 보험사에 대한 충성도를 바탕으로 30세 이후 성인이 되었을 때 추가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어린이보험은 중도해지가 적고 보험료 납입기간이 길다는 점도 손보사 입장에서 유리한 부분이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DB손보·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손보사의 지난해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는 5조8256억원으로 2018년(3조5534억원) 대비 63.9% 성장했다. 중소보험사까지 합치면 시장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어린이보험은 보장 금액이 비슷한 가격대 건강보험보다 월등히 좋아 가입자 입장에서는 다른 상품과 비교해 단점이 없는 상품"이라며 "손보사들이 경쟁력을 강화한 상품을 속속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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