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바이오 주가, 대체 언제쯤 오를까 [더 머니이스트-이해진의 글로벌바이오]

2023. 4. 1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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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0년 12월 이후 내림세를 탄 코스닥 제약지수는 금융당국의 기준금리 인하 6개월 전인 2021년 9월부터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6월 저점을 찍은 후 부진한 흐름을 지루하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도대체 바이오는 언제쯤 본격적인 상승흐름을 탈 수 있을까요? 그리고 투자자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바이오 주가 흐름을 지배하고 있는 2가지 요인에 대해 생각해 봄으로써 질문의 답을 찾아보려 합니다. 2가지 요인이란 금리와 바이오 펀더멘털입니다. 기준금리 변동이 바이오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이고, 언제쯤 바이오에 대한 금리의 영향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될 것인지, 그리고 현재 바이오 산업의 펀더멘털은 주가 상승을 이야기할 정도로 건실한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우선 금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금리가 바이오 기업 특히 자금을 외부 차입에 의존하는 소형 바이오텍에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미국 바이오텍의 경우 최소 2~3년간 사용할 연구개발자금을 미리 확보해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에 사전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국내 바이오텍은 보유 현금흐름의 사용가용년수가 상대적으로 짧아 금리상승에 취약한 구조입니다. 고금리가 길어지면서 불안한 금융환경에 노출된 미성숙 바이오 벤처들은 생존이 걸린 살얼음 판을 걷고 있습니다.

물가상승에 따른 임금상승 등 연구개발 비용증가는 가뜩이나 쪼들리는 바이오텍의 자금 소진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1% 변동이 바이오텍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대략 15% 정도로 추정됩니다.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신약개발에 성공하게 된다면 발생하게 될 수년 후의 현금흐름을 현가로 할인하는 할인율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상승하게 됩니다. 이렇게 상승한 할인율은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게 됩니다. 미국 중앙은행(Federal Reserve Board of Governors)은 한차례 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경기침체의 진행상황을 주시하면서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금리정책의 방향을 전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준금리 인하는 바이오텍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어 주가가 상승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음으로 살펴볼 점은 바이오 산업의 펀더멘털입니다. 시장에서는 오는 3분기 나스닥 상장사 버텍스(Vertex Pharmaceuticals)와 크리스퍼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가 협업해 개발하고 있는 글로벌 최초의 유전자편집치료제가 FDA로부터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만일 유전자가위 기반 치료제가 승인된다면 바이오산업 전체에 생기를 불어넣는 활력소가 될 수 있습니다. 2017년 이후 급격히 증가한 첨단 바이오 임상 프로그램들이 점차 결실을 볼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2023년에는 국내 바이오텍들도 기술에 대한 효능을 검증하는 리드 프로그램의 임상2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연초에 발표된 몇몇 기업들의 임상결과는 다소 실망스러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이어질 주요 기업들의 임상2상 결과발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습니다. 글로벌 기술력을 보유하면서 임상2상에서 물질의 유효성을 통계적으로 증명한 소수의 기업을 중심으로 매기가 집중되면서 장기적인 바이오 실적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자자들의 무관심과 높은 금리 수준에도 불구하고 바이오 산업의 펀더멘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첨단치료물질의 임상 진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은 2023년 3월 말 기준 국내 CGT(세포유전자치료제)분야의 임상단계 파이프라인은 총 47개(세포치료제 26, 유전자치료제 21)로 집계하였고, 향후 높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바이오산업에 집중해야 하는 펀더멘탈 근거입니다. 코로나 시대의 지나친 기대가 바이오 거품을 만든 것처럼 펀더멘탈을 무시한 과도한 무관심은, 묵묵히 학습하는 투자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연말이나 2024년 초를 기점으로 기준금리의 방향 전환이 예상됩니다. 바이오 주식의 선행성을 고려한다면 늦어도 올해 2분기말이나 3분기 초부터는 바이오가 본격적으로 상승흐름을 탈 것으로 보입니다. 장기간 침체가 이어진 바이오의 상승반전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달성했거나 임상결과를 통해 약물의 유효성을 통계적으로 입증한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해진 임플바이오리서치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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