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운의 입시 컨설팅] 수능 킬러문항, 해법은 평가원에 있다
평가목표·문항원리·학습방법 등 참고…'중간 난도' 문항 늘 수 있어
(서울=뉴스1)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 =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지난달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적정 난도'를 갖춘 문항을 출제하고 EBS 수능교재·강의 '연계 체감도'를 높여 출제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평가원은 '2024학년도 수능 대비 학습 방법 안내' 등 '2024학년도 수능 안내자료' 3종을 홈페이지에 탑재했다.
수능 대비 학습 방법 안내는 '평가원판' 2023학년도 수능 기출 경향 분석이자 2024학년도 수능 대비 학습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국어영역에서는 지난해 수능 기출문제 중 고난도 문항의 평가 요소, 문항 풀이를 위한 주요 개념·원리, 학습 방법을 안내를 안내했다. EBS 연계 문항에 대해서는 연계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일례로 국어 12번(독서·법률지문)은 '보기'를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할 것을 고르는 문항이었다. 평가원은 해당 문항의 정답을 찾기 위해서는 지문을 통해 '불확정 개념'이 사용된 예를 이해하고, 이를 '보기'에 제시된 새로운 상황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문 분석을 보면 첫 문단에서는 "위약금의 성격이 둘 중 무엇인지 증명되지 못하면 손해 배상 예정액으로 다루어진다", 두 번째 문단에서는 "손해 배상 예정액이 정해져 있었다면 채권자는 손해 액수를 증명하지 않아도 손해 배상 예정액만큼 손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해당 내용을 통해 손해 액수를 증명한 경우뿐 아니라 이를 증명하지 못한 경우에도 손해 배상 예정액만큼 손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문제 '보기'에서는 위약금 100이 약정돼 있는 상태에서 '을의 손해가 80임이 증명된 경우'를 상정했기 때문에 "손해 배상 예정액만큼 손해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상황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갑은 을에게 100을 지급해야 한다.
또 첫 문단에서 "손해 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했으므로 "법원이 감액할 수 있다"는 것도 옳은 진술이다. 따라서 선지 ②"(나)에서 을의 손해가 80임이 증명된 경우, 갑이 을에게 100을 지급해야 하고 법원이 감액할 수 있다"가 정답이 된다.
이어진 학습 안내에서 평가원은 이 같은 유형의 문항을 해결하기 위해 글에서 설명하는 개념의 특성·성격 등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글의 중심 내용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해 이해하고 그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수학 영역에서는 최고난도 문항인 공통과목 22번에 대한 풀이 방법을 안내했다. 함수의 그래프 개형과 평균값의 정리를 이해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항이었다.
문항 풀이를 위한 주요 개념·원리에 따르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주어진 조건에 따라 두 함수 f(x)와 g(x)의 관계를 파악하고 조건에 적합한 함수 f(x)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함수 g(x)가 연속함수라는 특징을 잘 살피고 삼차함수 f(x)의 특징, 두 점을 지나는 직선의 기울기와 평균변화율, 접선의 기울기 개념 등을 종합하면 삼차함수 f(x)를 구할 수 있다.
학습 안내에서는 평균값의 정리를 이해하고 함수의 그래프의 개형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문제 상황을 분석해 핵심 원리를 발견하거나 수학적 개념·원리·법칙을 활용해 해결에 필요한 조건을 찾을 수 있도록 학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어 영역에서는 EBS 연계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안내했다. 고난도 문항인 빈칸추론 33번 문항은 '수능완성' 교재 110쪽 33번 지문과 유사한 소재의 지문을 활용해 빈칸을 추론하는 문항으로 개발한 것이다.
연계교재 지문은 '인간의 체온 조절 방식과 유사한 꿀벌의 벌집 온도 조절 방식'을 다루고 있다. 수능 영어 33번에서는 이를 '꿀벌의 개체들이 특정한 정보에 반응해 자신들의 행동을 변화시켜 그 군체가 투입해야 하는 노동력을 조절하게 한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다만 2개의 지문은 '꿀벌'이라는 공통 소재를 갖고 있다.
해당 문항의 수능-EBS 연계 방식은 '핵심 제재·논지 활용 유형'이다. 평가원은 이러한 유형에 대비하기 위해 EBS 연계 교재 지문의 주제·요지·소재와 유사한 다양한 글을 읽고 자주 사용되는 표현과 어휘를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어·수학·영어 이외에도 평가원은 한국사, 탐구,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도 시험 성격, 평가 목표, 학습 방법, 수능-EBS 연계 방식·유형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 올해 수능, 중간 난도 문항 늘어날 것…EBS 비연계 문항 대책도 중요
이처럼 2024학년도 수능을 대비하는 수험생은 평가원이 안내한 수능 영역별 세부 평가 목표와 출제 문항의 원리, 학습 방법 등을 참고하면서 효율적으로 수능을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능 기출문제를 분석하거나 EBS 수능 연계 문항을 풀어볼 때 수험 안내 자료를 참고할 것을 권한다.
올해 수능 출제 경향·난이도를 예측할 때는 평가원의 수능 시행 기본계획 발표 내용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적정 난도' 문항을 출제하겠다는 점에서 최고난도 문제는 줄어들겠지만 중간 난도 문항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또 EBS 체감 연계율을 높이겠다는 점을 염두에 두되 비연계 문항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도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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