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사내 윤리강령’ 위반 백태…IBK기업은행 84건 최다

김현주 2023. 4. 12.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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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 사적 금융거래·금품 수수에 동료간 폭언·폭행 적발
최근 6년여간 298건 적발…기업은행 가장 많아
은행 임직원의 사내 윤리강령 위반 건. 윤창현 의원실 제공. 2022년은 1분기 통계
은행의 고액 성과급 지급에 대한 논란이 지속하는 가운데 직원 간 성희롱에 고객의 돈을 횡령하는 사고까지 벌어지는 등 은행의 사내 윤리 강령 위반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직원의 고객과 사적 금융거래, 금품 수수뿐만 아니라 동료끼리 폭언, 폭행 사건도 벌어져 고객 돈을 관리 및 운영하는 은행의 내부 통제가 느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연합뉴스와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6개 주요 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2년 1분기까지 6년여간 6개 주요 은행 임직원의 사내 윤리강령 위반은 총 298건이었다.

은행별로는 IBK기업은행이 84건으로 최다였고 NH농협은행(73건), KB국민은행(44건), 신한은행(43건), 우리은행(36건), 하나은행(18건) 순이었다.

사내 윤리 강령 위반 사례는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시재금·대출금 횡령, 근무지 무단이탈, 동료 폭언·폭행·고성, 금품 수수, 사적 용무 지시, 고객과 사적 금융거래 등 다양했다.

지난해 직원의 700억원대 횡령으로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었던 우리은행의 경우 2016년 무절제한 사생활로 외부 민원이 제기된 직원이 징계받았다. 2017년에는 과도한 채무로 인한 독촉 전화로 근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직원과 부당 여신을 취급해 배임한 직원이 징계 조처됐다.

우리은행에서는 2018년 직위를 이용해 직원에게 성희롱한 사건과 금품 수수 사건이 불거졌고 2020년에는 강압적인 리더십으로 영업 분위기 저해하고 언어적, 신체적인 성희롱 행위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한 상사가 징계받기도 했다.

2021년에는 직원의 능력을 무시하고 심부름 등 사적 용무를 지시한 상사가 징계당했고 지난해에는 직원에 대해 고성과 질책을 한 상사가 조처됐다.

기업은행의 경우 직원의 성희롱 등 성범죄가 2017년 1건, 2019년 2건, 2020년 4건, 2021년 3건, 지난해 3건으로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았다.

기업은행에서는 2020년 은행 재산의 사적 이용 금지 규정을 위반한 직원이 면직됐고 2021년에는 금품수수 직원들이 감봉됐다. 지난해에는 성범죄 3건에 은행 재산의 사적 이용 사례가 5건이나 적발됐다.

농협은행에서는 2016년 고객 명의를 이용해 대출금을 횡령한 직원이 정직 6개월 처분을 받았다. 2018년에는 회식 자리에서 성추행, 상급자 폭행 및 기물 파손, 동성 부하 직원 성추행, 고객 예금 횡령 등도 적발됐다.

2019년에는 은행 직원의 도급업체 여직원 성희롱, 과도한 음주 권유 및 성추행, 체육 행사 도중 동료 폭행, 상품권 판매 대금 유용 사건이 발생했다. 2020년에는 입사 동기 여직원 성추행뿐만 아니라 향정신성 약물 소지, 겸업 금지 위반 사고도 터졌다.

2021년에는 직원이 가족 명의로 대출금을 횡령하고 지난해에는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하는 등 사건·사고가 농협은행에서 끊이지 않았다

국민은행에서는 2016년부터 2022년 1분기까지 금품 수수 적발이 5건, 부당 대출이 11건, 직장 내 성희롱이 24건, 폭언·폭행이 2건 적발됐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에 성희롱으로 적발된 경우만 29건에 달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금전 사고가 끊이지 않자 지난해 내부 통제 혁신 방안을 반영해 은행연합회 모범 규준을 개정했으며 올해 각 은행의 내규에 반영을 추진 중이다.

개정된 모범 규준에는 준법 감시부서 인력 확보·장기 근무자 감축, 명령 휴가·직무 분리·내부고발자 제도의 운용 기준 마련, 사고 취약 업무 프로세스 고도화, 상시 감시·지점 감사 강화 등이 들어있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경영 실태 평가 시 내부 통제 부문의 평가 비중을 확대하고 은행의 경우 내부 통제를 독립된 평가 항목으로 분리해 평가 비중을 확대하고 종합등급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사고와 관련해 "최고경영진이 단기 경영성과를 위해 비용 측면에서 내부통제에 대한 시각을 가진 게 아닌지 우려가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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