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이 주도한 1분기 ETF…금리연동·만기채 '러브콜'
자금 유입 1위 TIGER CD금리 ETF…종합채도 부각
대형 기관투자자 채권 ETF 수요 부각…자금 유입↑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1분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채권형이 성장세를 주도했다. 연초 이후 1조5000억원 가까이 유입됐다. 1년 새 5조원 가까이 빨아들였던 국내 주식형 ETF는 유출세를 보였다. 2분기에도 매크로 불확실성 속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채권 투자 수요는 유지될 것이란 판단이다.
KG제로인 분류 기준 채권형 ETF 자금 유입 1위는 ‘미래에셋TIGERCD금리투자KIS특별자산’ ETF다. 연초 이후 1조1735억원의 설정액이 증가했다. 순자산은 4조6944억원으로 불어났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수익률을 추종, 매일 이자가 복리로 쌓이고 은행예금과 달리 쉽게 현금화가 가능하다.
이어 ‘삼성KODEX23-12은행채(AA+이상)액티브’다. 연초 이후 8458억원이 늘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상무는 “은행채는 높은 크레딧과 풍부한 유동성이 특징적”이라며 “회사채보다 신용도가 높아 안전하고, 국고채보다는 수익률이 높아 순자산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국내 발행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종합채 ETF도 손길을 끌었다. ‘KBSTAR종합채권(A-이상)액티브’는 5203억원, ‘삼성KODEX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한화ARIRANG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한국투자ACEKIS종합채권(AA-이상)액티브’는 2000억~4000억원대 유입됐다. 대형 기관투자자의 수요도 두드러진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 부장은 “경기 둔화 우려 부각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감이 채권형 ETF의 매매차익 기대감, 안전자산으로서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며 “일반 상품 대비 국내 우량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ETF는 투자자 전가 리스크 역시 제한적”이라고 했다. 윤준길 한화자산운용 ETF운용본부 팀장은 “채권 ETF는 장내와 더불어 장외에서도 손쉽게 설정·환매가 가능해 기관투자자에게 채권 투자의 새로운 솔루션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를 담은 ‘미래에셋TIGER24-10회사채(A+이상)액티브’는 3152억원이 유입됐다. 순자산은 4955억원이다. 정승호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매니저는 “회사채 운용역이 유사 종목 대비 금리 매력도가 높은 종목을 매수, 신용 이슈가 없도록 해 리스크 대비 기대할 수 있는 리턴이 역사적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남은 상반기에도 채권형 상품 수요는 지속될 것이란 판단이다. 연초 이후 채권형 ETF 라인업을 확대하는 운용사들의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연초 이후 신규 상장된 국내 ETF 28개 종목 중 13개 종목이 채권형이다.
윤준길 팀장은 “미 지방은행의 부실이나 미국 고용지표가 꺾이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안전자산인 채권 수요는 늘 전망”이라며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같은 물가 상승률 지표가 완화되고 있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으로 금리 상승 둔화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했다.
옥명국 한화자산운용 국내채권운용2팀 팀장은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 마무리 국면에서 은행 사태는 피벗 기대감을 높이고 있고, 국내는 수출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가 이어지며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나온다”며 “금리 하락이 예상될 경우 만기가 긴 채권 ETF가 유리하나 예상과 달리 금리 상승이 나타날 경우 손실도 클 수 있어 유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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