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의원들, 선거제 개편 무관심 '백태'…국민이 공감?

이밝음 기자 2023. 4. 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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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11일 국회 전원위원회 풍경은 국회의원들이 선거제도를 대하는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전원위 첫날인 10일 오후 2시 개회 당시 참석자 수는 200명이 넘었지만, 오후 4시40분쯤에는 남아있는 의원 수가 5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의원 299명 전원이 모여 선거제도에 대해 난상토론을 해보자는 전원위 취지가 무색한 풍경이었다.

전원위에서는 오는 13일까지 나흘간 100명의 여야 의원이 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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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위 참석 의원들, 졸거나 대화 나누는 등 집중 안해
'의원 전원 모여 난상토론' 19년만의 전원위 취지 무색
지난 10일 국회 전원위원회에 참석한 의원들이 졸거나 책을 읽고 있다./2023.4.11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지난 10~11일 국회 전원위원회 풍경은 국회의원들이 선거제도를 대하는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여야 지도부는 전원위가 진행되는 대부분 시간 동안 자리를 비웠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틀 연속 불참했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틀간 참석해 30분 가량 자리를 지켰을 뿐이다.

지도부뿐 아니라 참석한 의원 대부분은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발언에 집중하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은 의자에 기댄 채 졸았고, 크게 하품하는 의원도 있었다.

의원들 태도뿐 아니라 참석자 수도 무관심을 여실히 보여줬다. 전원위 첫날인 10일 오후 2시 개회 당시 참석자 수는 200명이 넘었지만, 오후 4시40분쯤에는 남아있는 의원 수가 50명이 채 되지 않았다. 11일에는 시작부터 국민의힘 48명, 민주당 45명만 참석해 빈자리가 더 많았다.

의원 299명 전원이 모여 선거제도에 대해 난상토론을 해보자는 전원위 취지가 무색한 풍경이었다. 의원들조차 선거제 개편에 관심을 갖지 않는데 국민 공감대를 얻을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가 전원위원회를 연 것은 지난 2004년 '이라크전쟁 파견 연장동의안' 토론 이후 19년 만이다. 현행 선거제도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여야가 공감하고 개편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특히 선거제도는 소선거구제·중대선거구제·도농복합형 선거구제와 권역별·병립형·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하고, 정당과 의원마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탓에 당내에서도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다.

의원 정수 확대와 축소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국민의힘은 의원 정수 10%(30명) 감축안을 꺼냈지만, 민주당은 '국면 전환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학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오히려 대표성을 확보하려면 의석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전원위가 열린 것도 이처럼 다양한 의견을 놓고 난상토론을 해보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전원위에서 기대했던 토론은 없었다. 졸고 있는 의원들 앞에서 발언자들은 차례가 되면 저마다 입장만 말하고 단상에서 내려갔다. 발언이 끝나면 같은 당 소속 의원 두어 명이 "잘했어요"라고 추임새를 넣었다. 상대 당을 공격하는 발언이 나오면 몇 마디 항의하는 것이 전부였다.

도농복합형 선거구제를 선호하는 국민의힘 내에서 소선거구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원이 있었고, 민주당 내에서 비례대표 확대와 폐지 두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를 두고 토론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선거가 임박해서 선거구가 결정될 가능성도 크다.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강행 처리해 '위성정당'을 만들었던 과거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는 '만년 신뢰도 꼴찌'라는 오명을 좀처럼 벗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의 '2022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24.1%로 정부기관 중 가장 낮았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원위에서는 오는 13일까지 나흘간 100명의 여야 의원이 발언한다. 이제 절반이 지났다. 부디 남은 시간에는 조금이라도 유의미한 토론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선거제를 내놓길 바란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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