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내수부진에 반도체도 꼬리 내려…'상저하고' 가능할까?
기사내용 요약
IMF·한은, 올해 경제 정부 예상보다 낮게 성장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기관이 국내 성장률을 일제히 낮춰잡으면서 당초 정부가 예상한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이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커지는 수출 불안과 더불어 내수 회복도 더뎌지면서 하반기 반등의 신호가 미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지난 11일(미국 현지시간) 2023년 4월호 세계경제전망(WEO)을 발표하고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불과 3개월 만에 지난 1월 전망 1.7% 대비 0.2%포인트(p) 내렸다. 정부가 작년말 경제정책방향 당시 예상한 1.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IMF는 작년 7월 전망 때 올해 성장률을 2.9%에서 2.1%로 0.8%p 하향 조정한 뒤 10월에는 0.1%p 더 내렸다. 최근 6개월 사이 0.5%p 낮췄고, 지난 1년으로 시야를 넓히면 1.4%p 하향 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1일 통화정책방향 간담회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이 정부와 한은 예상치인 1.6%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6%으로 0.1%포인트 낮췄다. 이후 2개월도 채 되지 않았는데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 밖에도 세계투자은행(IB)은 우리나라 성장률이 1% 초반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지는 배경에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무역적자가 있다.
관세청이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수출입 상황을 집계한 결과 수출 140억 달러, 수입 17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수출 8.6%(13억 3000만 달러)가 줄었고 수입은 7.3%(13억 7000만 달러)가 감소했다.
연간누계는 수출 1656억 달러, 수입 191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은 12.3%(231억 8000만 달러)가 줄었고 수입은 2.7%(52억 8000만 달러) 감소했다. 이달 무역수지는 34억1700만 달러, 연간 258억61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31.9%), 베트남(32.6%), 일본(13.4%)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승용차(64.2%), 선박(142.1%) 등이 떠받쳤으나 반도체(39.8%), 석유제품(19.9%), 무선통신기기(38.8%) 등이 상당폭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은 63조원,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77조7815억원 대비 1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14조1214억원 대비 95.8%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 70조4646억원, 영업이익 4조3061억원과 비교해도 각각 10.6%, 86.1%씩 줄었다.
이 가운데 소비 전망도 밝지 않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하강 등으로 소비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달 'BOK이슈노트'에 실린 '국별 비교를 통한 소비흐름 평가 및 향후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지난해 민간소비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에 힘입어 예년 수준(2.6%)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회복세(4.3%)를 보였으나 앞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소비회복이 상당폭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경고는 기획재정부 수장의 입을 통해서도 나오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대정부질의에서 최근 경제상황과 관련해 "올해 초 시간이 지나며 미국·유럽 등의 선진국 경기도 상대적으로 연착륙하면서 서서히 회복되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나타나면서 하반기로 가면서 점차 괜찮지 않겠느냐 낙관론이 많았으나, 최근에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금융불안 사태로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제로는 성장률이 1% 초반대까지 낮아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 상저하고 얘기를 했지만 하반기에 경기회복이 되는 부분에 대한 뚜렷한 신호가 보이지 않고 있고 내수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관광객을 유치하더라도 뚜렷하게 경기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ny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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