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석 “계파 없는 내가 통합에 적격”[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인터뷰]

김윤나영·신주영 기자 2023. 4. 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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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약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차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169석 거대 야당의 사령탑으로서 1년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여파로 불거진 당 내홍도 수습해야 한다. 경향신문은 주요 주자에 대한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윤관석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3선·인천 남동을)은 10일 “당의 내우외환을 극복할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고 계파가 없는 내가 통합에 적격”이라며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이날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저는 특정 계파에 소속해서 활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통합의 진정성 측면에서 좀 더 설득력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른 원내대표 후보군을 겨냥해서는 “대선 경선 캠프에 소속됐거나 특정 계파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경쟁자인 박광온 의원은 이낙연 캠프 출신으로 대표적 비이재명(비명)계 후보이고, 홍익표 의원은 이낙연 캠프 출신이지만 현재는 이재명 대표 측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원욱 의원은 비명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모임인 ‘민주당의 길’을 이끌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윤 의원은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인천시당위원장, 사무총장 등을 맡으며 여러 선거를 치렀다. 송영길 대표 시절 사무총장으로서 지난 대선 경선을 관리했고 경선 후인 2021년 11월 당 쇄신 차원에서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사무총장직을 내려놨다.

윤 의원에게 악재가 닥쳤다. 검찰은 12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제기하며 윤 의원의 자택과 지역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당선됐던 2021년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래구 당시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장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통해 윤 의원에게 불법 자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2년이나 지난 당대표 경선 사안을 문제 삼았는데 전혀 사실도 아니고 관계도 없다”며 “검찰이 사전 자료 요청은 물론이고 소환조사 한 번 없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2년 전 당내 경선 문제를 갑자기 꺼내든 것은 미국 정부의 한국 정부 도청 의혹으로 곤란해진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며 “압수수색 건과 관련 없이 흔들림 없이 원내대표 선거를 준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각오는.

“민주당의 연이은 대선·지방선거 패배로 겪는 내우외환을 극복할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통합의 진정성을 확보하려면 계파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제가 통합에 적격이다. 윤석열 정부의 폭주, 야당 탄압, 외교 참사 등 무능을 국민에게 잘 설명하고 비판해나가는 경험과 역량의 리더십도 필요하다.”

-다른 원내대표 후보들은 계파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뜻인가.

“대선 경선 캠프에 소속됐거나 특정 계파로 분류되는 분들은 한계가 있다. 무계파가 통합의 힘을 더 가진다.”

-총선 전망은.

“정부의 무능함과 독주, 오만을 잘 견제하고 심판해야겠지만 반사이익에만 기대면 안 된다. 총선 승리로 가려면 원내대표에게 검찰 독재 탄압 저지 투쟁 전선의 한 축과 민생 경제 지원과 미래 비전 리더십의 한 축이 필요하다.”

-외연 확장을 위해 필요한 조치는.

“검찰 독재 저지만으로는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분들에게는 다양한 실용적 정책이나 미래 의제를 선점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 기후위기·젠더·청년 의제를 던지고 지지받아야 한다. 태도의 문제도 중요하다. 우리가 내로남불 문제를 극복해가고 있지만 국민이 알 때까지 더 겸손히 소통해야 한다. 그래야 투표율을 높일 수 있다.”

-검찰 독재라는 규정이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된다고 보나.

“검찰 수사가 없는 듯이 할 수는 없다. 여의도발 기사가 서초동발 기사를 이길 수 없다.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정부가 검찰 수사력을 활용하는 데 대해 단호하게 민주주의 후퇴,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싸워야 한다.”

-청년·여성 공천으로 미래 의제에 대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 경제, 평화, 여성, 젠더, 기후위기에 경쟁력 있는 분들, 서민이나 플랫폼 노동을 대표할 수 있는 인재를 영입해 총선을 치러야 한다.”

-586 용퇴론에 대한 생각은.

“물러나라는 대상으로 특정 그룹을 지칭한다면 후유증이 많을 것이다. 결국 시대정신과 국민적 요구가 중요하다. 특정 그룹을 날려서 하는 방식보다는 시스템 공천을 통해야 한다.”

-당내 이재명 대표 사퇴 요구가 있다.

“지난 체포동의안 표결 사태 이후 이 대표가 당내 의견을 받아들여 단행한 당직개편을 통해서 어느 정도 갈등이 일단락됐다고 평가한다. 이 대표 체제 중심으로 힘을 모으고 더 많은 소통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원내에서도 다른 축을 만들어내면서 총선 체제로 가야 한다. 다양한 목소리를 원내에서도 흡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또 오면 민주당이 방탄 프레임에 빠져들 수 있다.

“결국 정치 탄압 프레임이 방탄 프레임을 이기리라고 본다. 지금까지 검찰 수사의 구체적인 근거들이 없다. 과거 정권들은 야당 탄압 프레임에 걸릴까 봐 야당 수사도 조심히 했는데, 지금은 아예 대놓고 특정한 목적을 가진 듯 과도하게 한다. 국민도 ‘저건 너무 무리한 수사 아니냐’라고 여길 수 있다.”

-팬덤정치 청산 요구가 있다.

“팬덤을 지지층 결집과 긍정의 에너지로 묶어내야 한다. 팬덤도 과도한 비방과 공격은 자제해야 한다. (팬덤) 차단이 필요하다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한다.”

-이낙연 전 대표가 총선에서 모종의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보나.

“총선 때는 모든 사람이 당으로 뭉쳐야 한다. 상임고문이고 전직 대표이니 그에 맞는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 추후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되지 않을까 싶다.”

-원외 정치인들이 권리당원의 현역 의원 평가 참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자칫하다간 다양한 목소리를, 당의 전체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 권리당원 지지보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후보가 더 큰 기준이다.”

-선거제 개편안 구상은.

“중대선거구제는 양극단 정치를 만들 가능성이 커서 반대한다. 중대선거구제가 표의 비례성, 등가성, 지역주의를 해소한다는 보장이 없다. 정치 신인의 진입을 어렵게 하고 금권선거로 갈 위험이 있다.”

-원내대표가 되면 내년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창당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나.

“위성정당이 만들어지면 정치권도 혼란스럽고 국민 보기에도 정치불신만 커진다. 다양한 방지책을 만들어야 하고 필요하면 대국민 정치선언이라도 해야 한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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