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도 강남서 여의도로 이동... 오피스 업계도 지각변동
공급 많아 여의도 인기… 금융업 비중↓
“이미 여의도도 포화, 영등포·신도림까지 확장”
최근 핀테크 등 IT 기업들의 오피스 수요가 여의도로 몰리고 있다. 통상 IT기업들은 판교와 강남 등 전통적인 지역에 본사를 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높은 임대료와 낮은 공실률 등으로 여의도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제 ‘여의도는 곧 증권가’라는 말도 옛말이 된 셈이다. 특히 강남 권역의 임대료가 너무 비싸진 탓과 코로나19 이후 공유오피스 증가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2일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최근 핀테크업체 라온시큐어는 여의도 파크원 타워1에 2개 층을 계약했다. 핀테크 기업이 테헤란로에서 여의도로 사옥을 옮기는 것이 이례적이지만 최근 증권가에서 보안산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고, 금융기관의 수요 확대 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여의도는 특히 비슷한 이유로 핀테크 업체들의 이동이 많은 편이다. 여의도에 IT업체 오피스가 몰리기 시작한 지는 1~2년이 채 되지 않았다. 2021년에는 핀테크 업체 렌딧이 여의도 포스트 타워로 이전했고, 8퍼센트와 어니스트펀드도 여의도로 이동했다.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핀테크업체 레이니스트도 여의도 파크원 타워1을 임차한 바 있다. IT 보안 업체인 펜타시큐리티는 여의도 세우빌딩에,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원은 파크원 타워1에 입주해 있다.
특히 파크원 타워2에는 임대면적 1000평(약 3305㎡) 이상의 IT 임차사들이 많은데, 넥서스커뮤니티와 디노마트, 카카오뱅크 등이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역시 파크원 타워2에 입주해있다.
이는 IT업계의 전통 텃밭이었던 강남권역에 기업이 원하는 면적의 오피스를 임차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컬리어스에 따르면 오피스 평균 임대가는 인플레이션과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의 공급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상승하는 등 2010년 조사 이해 가장 높은 임대료 상승률 보였다. 지난해 4분기 강남권역의 임대료는 ㎡당 2만8400을 보였는데, 2년 전인 2020년 4분기만 하더라도 ㎡당 2만4500원 수준이었던 데 비해서 크게 올랐다. 평(3.3㎡)당 9만3720원 수준으로 33㎡만 돼도 100만원에 가까워진다.
강남권역에 오피스 공급이 줄어들어 공실률이 너무 낮은 것도 IT기업들의 강남권 이탈 원인이다. 강남권역의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0.93%를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0.2%p 상승했고, 서울 평균 공실률인 1.3%에 비해서도 매우 낮다.
강남을 벗어난 IT 업체들이 여의도로 몰리게 된 데에는 그동안 파크원 타워 등 프라임 오피스들의 공급이 어느정도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여의도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권역 내에서 금융업은 53.6% 비중을 차지해 1위를 지키긴 했으나 2019년 대비 2.3%포인트(p) 감소한 것이다.
보고서는 “최근 IT, 제조업, 서비스업 등 기업들이 YBD(여의도 권역)로 유입되는 사례가 늘면서 임차인 구성이 다양해졌다”며 “프라임급 오피스인 파크원 타워 1, 2가 신규 공급되면서 강남권역의 초과 수요를 일부 흡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강남과 판교 등에 입주하고 있는 IT 기업들도 ‘탈 강남’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남의 IT 기업들이 차순위 후보지를 진지하게 염두에 두는 경우가 많고, 같은 지역에서라도 면적이나 건물 등급을 하향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미 여의도도 포화상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용준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상무는 “강남권역이 포화상태고 금액이 많이 오르다 보니까 스타트업이나 중견기업들 사이에서 강남 외 여의도권역 등으로 많은 움직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이미 이런 이유로 여의도권역도 공실이 없고 가격이 많이 올라서 영등포나 신도림으로까지 이동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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