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인따요! 필리핀'…레촌, 시니강부터 할로할로까지

박주연 기자 2023. 4.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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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테레사 디존-데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가 11일 서울 성북구 주한 필리핀 대사관저에서 열린 '포커스 필리핀스-까인 따요(같이 먹어요)' 행사에서 필리핀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박주연 기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4월은 필리핀 음식의 달입니다. 같이 먹어요! 까인 따요!"

필리핀 관광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농무부가 주한 필리핀대사관과 함께 4월 필리핀 음식의 달을 맞아 11일 서울 성북구 주한 필리핀 대사관저에서 '포커스 필리핀스-까인 따요(같이 먹어요)' 행사를 가졌다.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 조지 딘사이 필리핀 무역투자진흥국 상무관, 마리아 아포 필리핀 관광부 한국 지사장, 알렐리 막히랑 주한 필리핀대사관 농업담당관이 참석, 필리핀의 특색있는 음식들을 소개했다.

김포 필리핀 테마 레스토랑 '우식당'의 대표 셰프인 필리핀 출신 셰프 벨지움도 이 자리에 참석, 시니강 수프, 치킨 이나살, 할로할로, 우베 아이스크림, 뚜론 등 직접 만든 요리들을 선보였다. 셰프 벨지움은 2020년 요리 경연 프로그램 '헬로 플레이트'에서 필리핀 대표 셰프로서 한국 스타 셰프들과 경연을 펼쳐 유명해졌다.
김포 필리핀 테마 레스토랑 '우식당'의 대표 셰프인 필리핀 출신 셰프 벨지움이 '레촌'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필리핀관광부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레촌과 시식, 이나살…사랑받는 필리핀 요리

레촌(Lechon)은 돼지고기를 필리핀의 허브와 향신료를 섞은 양념에 재워 숯불 위에서 바삭하고 노릇해질 때까지 천천히 구워 만든다. 축제나 결혼식과 같은 특별한 기념일에 인기 있는 음식이다. 비사야 지역 세부에서 탄생했다. 현재는 필리핀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시식(Sisig)은 돼지 머리와 닭의 간을 기름에 볶은 후 불판에 올려 만드는 요리다. 필리핀의 요리 수도로도 불리는 팜팡가의 대표 요리다. 여러 재료를 빠르게 볶기 때문에 시즐링 시식이라고도 한다. 생선, 악어 고기 등을 사용해 만들기도 하며 입맛에 맞게 칼라만시나 라임을 곁들여 먹는다. 필리핀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필리핀계 미국인들이 운영하는 미국의 아시아 음식 푸드 트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팜팡가 앙헬레스에서는 2017년에 시식을 무형 유산으로 선언하고, 고유의 맛을 보존하고 있다.

치킨 이나살. 박주연 기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기름을 바른 후 노릇하게 구워내는 황금 빛깔의 치킨 이나살(Inasal)은 가득한 육즙과 후추의 깊은 풍미가 특징이다. 깔라만시, 후추, 코코넛 식초, 아나토(Annatto, 잇꽃 나무의 씨를 이용한 향신료)를 섞은 양념을 바른 후 대나무 막대기에 꽂아 숯불에 구워 만든다. 바나나 잎 위에 담은 뒤 쌀밥과 디핑 소스와 함께 먹는다. 이나살은 네그로스 옥시덴탈 지역 바콜로드시에서 탄생했다.

시니강은 필리핀의 대표적인 국물 요리다. 돼지고기나 닭고기, 새우, 생선 등을 주재료로 쓰고 다양한 채소를 넣고 끓여 만든다. 타마린드(아프리카가의 신맛이 나는 나무) 과육이나 칼라만시, 레몬 등을 이용해 신맛을 낸다. 구아바, 토마토, 파인애플, 망고스틴과 같은 다른 과일을 사용할 수도 있다. 새우 시니강은 필리핀 남부 지역, 특히 비사야와 민다나오 지역에서 유래됐다.
시식과 룸피아, 그린파파야 샐러드. 박주연 기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룸피아, 그린파파야 샐러드, 3가지 종류의 망고

생일파티, 레스토랑, 길거리 등 현지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국민 음식 룸피아는 필리핀식 스프링롤이다. 오래전 중국 이민자들을 통해 전해졌다. 한국의 튀김 만두와 비슷하며, 야채, 바나나 룸피아가 대표적이다.

그린 파파야 샐러드는 덜 익은 그린 파파야와 야채를 갈아서 만든 피클 또는 초절임이다. 코코넛 식초, 소금, 향신료로 맛을 낸다. 천사의 열매라 불리는 파파야의 독특한 향이 특징이다. 파파야는 비타민 C와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해 건강과 미용에 좋다고도 알려져 있다. 그린 파파야 샐러드는 필리핀 북부 지역, 특히 팜팡가 지역에서 유래됐다.

필리핀 전통 식재료이자 아열대에서 잘 자라는 오크라는 자양 강장 성분과 비타민 C가 풍부해 피로회복에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부터 필리핀산 오크라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연두색 씨앗 꼬투리는 통째로 요리되거나 얇게 썰어서 준비하기가 매우 쉽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요리할 수 있다. 튀기거나 굽기, 팬 로스팅과 같은 올바른 요리 방법을 선택하면 오크라 특유의 끈적임을 줄일 수 있다.

필리핀에서 맛볼 수 있는 망고는 세 가지다. 카라바오 망고는 노랗게 익혀서 먹는 망고로 비타민 B, C, E가 다량 함유돼 있다. 초록빛의 인디안 망고는 필리핀 젓갈 바공에 찍어 먹으면 색다르게 맛볼 수 있다. 애플망고는 빨강·주황 등의 색깔이 조화를 이루며 독특하고 향기로운 향이 난다.

기마라스섬에 가면 가장 달콤한 망고를 맛볼 수 있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카라바오 망고의 원산지로, 평균 당도가 20 브릭스 이상인 것이 특징이다. 5만 그루가 넘는 망고 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매년 망고 페스티벌도 열린다. 일로일로(Iloilo)에서 배로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환상적인 맛 '할로할로'…우베 아이스크림도 별미

'섞다'는 의미의 '할로할로'는 1900년대 초 일본인들이 팥, 얼음, 우유를 섞은 빙수를 필리핀에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최초의 얼음 공장이 마닐라에 세워진 후, 필리핀 사람들이 과일과 같은 단 것들을 추가하면서 다양하게 발전했다. 바나나, 타피오카 펄, 코코넛,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는다. 국민 디저트로서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부터 거리 판매대까지 필리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할로할로를 담는 세로 홈이 파인 전통적인 유리 그릇은 바로크 양식의 화려함을 보여준다. 토핑으로 레체플란(커스터드 푸딩)과 마카푸노(코코넛), 아이스크림을 얹고, 빙수 위에 구운 피니피그(라이스 플레이크)와 설탕을 뿌린다.

신선한 망고를 곁들인 '우베 아이스크림'도 별미다. 퍼플 얌 (Purple yam)이라고도 부르는 우베(Ube)는 굵은 덩이뿌리를 가지고 있어 언뜻 보면 고구마와 비슷하지만 더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는 작물이다. 필리핀 사람들은 우베를 케이크나 푸딩, 아이스크림, 쨈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 우베는 칼륨과 비타민, 섬유질, 고구마와 같은 항산화제인 안토시아닌을 함유한 영양가 높은 작물이다. 함께 곁들이는 나타(Nata)는 코코넛 물을 발효시켜 만든 쫄깃한 젤리로 음료와 디저트에 사용된다. 우베 아이스크림은 필리핀 북부 지역에서 유래됐다.

뚜론(Turon)은 필리핀이 원산지인 사바바나나와 잭 프루트를 얇게 잘라낸 뒤 스프링롤 페이퍼로 단단히 감싸고 황금색이 될 때까지 튀겨 만드는 국민 간식이다. 뜨거울 때 먹으면 더 맛있는 디저트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곁들어 같이 먹어도 맛있다. 캐러멜화된 설탕으로 마무리해 먹기도 한다. 뚜론은 아이스크림과 함께 제공되는 길거리 음식이자 고급 디저트이기도 하다.

필리핀에 갔다면 맥주도 놓칠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중 하나인 산미구엘 맥주는 그 역사가 1890년으로 거슬러 올라 갈 정도로 오래된 맥주다. 정성 가득한 양조 과정을 거치며 대중적인 맛으로 많은 필리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몽드 셀렉션에서 수차례 수상함으로써 품질을 인정을 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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