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뒤엎은 캐롯…봄 농구서 성사된 '김승기 더비'
기사내용 요약
캐롯, 6강 PO서 현대모비스 잡고 4강 PO 진출
김승기 캐롯 감독, 7년간 이끌던 인삼공사와 4강 PO서 만나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프로농구 고양 캐롯이 예상을 보기좋게 뒤집고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 진출하면서 '봄 농구'에서 '김승기 더비'가 성사됐다.
정규리그 5위로 6강 PO(5전3선승제)에 나선 캐롯은 4위 울산 현대모비스를 5차전 혈투 끝에 3승 2패로 따돌리고 4강 PO 무대를 밟았다.
캐롯과 현대모비스의 6강 PO를 앞두고 캐롯이 열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구단 자금난으로 캐롯은 정규리그 5위를 확정하고도 PO 무대에 설 수 있을지가 불투명했다. KBL 이사회가 3월 31일까지 잔여 가입금 10억원을 납부하지 못하면 캐롯의 PO 출전을 불허하겠다는 결정을 내려서다.
농구단 운영 주체인 데이원스포츠가 3월 30일 10억원을 모두 내면서 캐롯은 PO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더 큰 악재는 에이스 전성현이 달팽이관 이상에 따른 돌발성 난청으로 정규리그 막판부터 뛰지 못한 것이었다. 전성현은 6강 PO 1~3차전에도 뛰지 못했다.
하지만 하나로 똘똘 뭉쳐 온갖 악재를 이겨낸 캐롯은 '업셋'에 성공하며 기어코 4강 PO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캐롯의 4강 PO 상대는 정규리그 시작부터 끝까지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군 안양 KGC인삼공사다.
'김승기 더비'다.
2006년 선수 은퇴를 선언하고 원주 동부(현 원주 DB), 부산 KT(현 수원 KT)에서 9년 동안 코치 생활을 한 김승기 캐롯 감독이 사령탑으로서 첫 발을 뗀 곳이 KGC인삼공사다.
2015년 8월 KGC인삼공사 감독대행을 맡은 김 감독은 그해 12월 정식 감독으로 승격했고, 지난해까지 KGC인삼공사를 이끌었다.
KGC인삼공사는 김 감독이 지휘한 7시즌 중 5차례 PO 무대를 밟았다.
2016~2017시즌에는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과 더불어 통합 우승을 맛봤다. 정규리그 3위로 PO에 나선 2020~2021시즌에는 사상 최초로 6강 PO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10전 전승을 거둬 챔피언에 올랐다.
김 감독은 2021~2022시즌을 마친 뒤 허재 캐롯 대표의 부름을 받고 팀을 옮겼다.
하지만 김 감독과 KGC인삼공사의 이별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규시즌 도중 김 감독은 친정팀을 비방하는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김 감독은 2월 10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KGC인삼공사 때가 더 힘들었다. 전삼식 단장으로부터 아끼는 것에 대해 많이 배운 것 같다. 그때 뭐든지 줄이는 팀 운영을 지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으로 김 감독은 KBL 재정위원회에 회부됐고, 경고를 받았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 중 친정팀을 상대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6차례 맞대결에서 2승 4패에 그쳤다.
캐롯은 KGC인삼공사와의 1, 2라운드 맞대결에서 각각 62-73, 79-86으로 패배했다. 3라운드에서는 경기 종료 10초 전까지 82-79로 앞서다가 박지훈에 동점 3점포와 역전골을 연달아 얻어맞고 석패했다.
김 감독은 1월 21일 KGC인삼공사전에서 '3전4기' 끝에 친정팀 상대 첫 승리를 신고했다. 당시 캐롯은 3점슛 46개를 시도해 17개를 성공하며 85-65로 대승을 거뒀다.
KGC인삼공사와의 5번째 대결에서 에이스 전성현의 부진 속에 65-82로 패배한 캐롯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101-72로 이겼다.
김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친정팀과 일전을 벌이게 됐다.
이번에도 역시 캐롯이 열세라는 평가인데, 리그를 지배하며 정규리그를 제패한 KGC인삼공사와 전력 차는 더 크다.
현대모비스와의 6강 PO 5차전 '끝장 승부'를 앞두고 김 감독은 "KGC인삼공사와 한 번 붙어보고 싶다. 현재 선수 구성으로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 해보고 싶다"며 "1~4라운드 맞대결에서는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다. 만약 붙는다면 시리즈를 이기기 힘들어도 1경기 정도는 꼭 잡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6강 PO 5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에는 한층 의지를 불태웠다.
김 감독은 "열심히 하겠다. 절대 그냥 죽지는 않겠다. 지더라도 우리 팀이 정말 어렵고, 상대하기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겠다"며 "다음 시즌에는 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승기 더비'의 첫 판은 안양에서 시작된다. 캐롯과 KGC인삼공사의 4강 PO 1차전은 13일 오후 7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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