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못내는 지방건설사 17%…커지는 PF대출 리스크 흔들리는 시장[PF후폭풍]①

김도엽 기자 2023. 4.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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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권 PF대출 잔액 130조원…1년새 17조원↑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3.4.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브리지론발 부동산 대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지방의 경우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건설사가 20% 가까이 되고,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받지 못해 공매로 나오는 물건도 있다. 일부 금융업권의 경우 PF대출 연체율이 10%를 넘어섰다.

12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금융권 PF대출 건전성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은행 ·보험·증권·여신전문금융회사·저축은행·상호금융(새마을금고 제외)의 PF 대출 잔액은 지난 2021년말 112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29조9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세부적으로 보험업계가 44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39조원), 여전사(26조8000억원), 저축은행(10조5000억원), 상호금융(4조8000억원), 증권(4조5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말 기준 PF대출 연체율은 1.19%였다. 전년말 대비 0.82%p 급증한 수치다. PF대출 연체율은 지난 2020년 0.56%에서 이듬해 0.37%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9월말 0.86%으로 급등했다.

특히 비은행권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증권업계의 연체율은 전년 말 3.71%에서 지난 연말 10.38%로 크게 올랐다. 캐피탈 등 여신금융전문회사는 0.47%에서 2.20%, 저축은행은 1.22%에서 2.05%로 올랐다. 보험은 0.07%에서 0.60%로 상승했다. 은행은 0.03%에서 0.01%로 떨어졌다.

부동산PF는 본 PF와 브리지론으로 나뉜다. 그중 브리지론은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가 1금융권에서 본 PF를 받기 전 개발자금을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대출받는 것을 일컫는다. 시공이 결정 전 토지매입과 인·허가 등에 필요한 자금을 공여하는 브리지론과 달리, 본PF는 시공이 결정된 후 자금을 공여해 둘 사이를 잇는다는 뜻에서 브리지론이라고 불린다.

현재 리스크는 이 브리지론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2금융권에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크다.

캐피탈업계의 지난해 9월말 기준 부동산PF는 28조6000억원인데, 그중 브리지론은 30%인 약 9조원에 해당한다. 다만 이 브리지론의 약 90%가 상환기간이 1년 이내 집중돼 있어, 본PF 전환여부에 따라 부실화 리스크가 높다. 특히 올해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A급 이하 브리지론은 전체 92%에 달한다. 이들이 추후 본PF로 넘어가지 못하면, 해당 공사현장이 공매로 넘어가거나 금융회사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저축은행업계의 경우 지난해 9월말 기준 부동산PF 잔액은 총 5조2000억원으로, 이 중 브리지론은 2조9000억원이다. 브리지론의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약 110%로 높은 편이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23.7%,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 수준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1회 이상 만기 연장된 브리지론의 사업장 비중은 25%다. 본PF 전환이 중단됨에 따라 대부분 만기연장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사업장 중에서도 약 28%가 올해말까지 만기가 2회 이상 도래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올해도 본PF 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만기 연장이 3회 이상되면 사업성이 크게 악화돼 기존 사업구조 상에서는 사업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증권업계의 올해말까지 부동산PF 만기도래액은 약 14조원인데, 그중 58.4%가 브리지론이다. 지난해 하반기 만기가 도래했으나 본PF로 전환하지 못하고 대부분 3~6개월 만기연장을 해줬다. 증권업계의 경우 여전사, 저축은행 등 타업권에 비해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양적부담은 낮은 편이나, 입지가 취약한 지방 익스포저 규모가 큰 증권사의 경우 손실위험이 먼저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건설업계에선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폐업하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전국에서 건설사(종합건설사 및 전문건설사 포함) 총 1026곳이 폐업 신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877곳 대비 17% 늘어난 수준이다. 본PF 전환 등이 어려운 상황에 미분양까지 증가해 자금 사정이 나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신혼부부 대상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예정이었던 서울 종로구 평창동 한 공사현장의 경우 대출만기 상환에 실패해 공매로 나왔다. 대우건설은 지난 2월 울산 동구 주상복합 아파트 개발사업을 440억원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포기했다. 추후 더 큰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지방 중소 건설사들의 상황은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2023년 3월 금융안정상황'을 통해 지방 중소 건설사의 한계기업 비중이 지난 2021년 12.3%에서 지난해 16.7%까지 치솟은 것으로 추정했다. 한계기업은 통상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을 뜻한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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