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가 ‘세심남’으로, 1년 만에 확 달라진 번리 [EPL 와치]

김재민 2023. 4.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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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 팀 번리가 확 바뀐 스타일로 돌아온다.

2016년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해 2022년까지 6시즌간 프리미어리그에 머물렀던 번리는 션 다이치 감독 특유의 롱볼 축구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팀이다.

번리는 연고지 인구가 약 7만 명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팬 기반이 가장 작은 팀이었음에도, 실리적인 롱볼 축구를 기반으로 6시즌을 버텨내는 저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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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재민 기자]

롱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 팀 번리가 확 바뀐 스타일로 돌아온다.

번리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승격이 확정됐다. 1년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재승격한다. 40경기 26승 12무 2패 승점 90점을 획득한 번리는 남은 6경기 중 4승을 거두면 2부리그 우승까지 확정할 수 있다.

번리는 프리미어리그 축구 팬에게 낯설지 않은 팀이다. 2016년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해 2022년까지 6시즌간 프리미어리그에 머물렀던 번리는 션 다이치 감독 특유의 롱볼 축구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팀이다. 강력한 피지컬과 세트피스 공격을 앞세워 '자이언트 킬링'도 심심찮게 했던 도깨비 팀이었다. 번리는 연고지 인구가 약 7만 명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팬 기반이 가장 작은 팀이었음에도, 실리적인 롱볼 축구를 기반으로 6시즌을 버텨내는 저력을 보였다.

무려 10년을 장기 집권한 다이치 감독이 지난 시즌 중도 사임하면서 번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곧바로 프리미어리그 재승격을 노려야 했던 번리는 검증이 덜 된 신예 감독을 택했다. '맨체스터 시티 레전드' 벵상 콤파니가 잉글랜드에 지도자로 돌아오게 됐다.

콤파니는 지난 2019년부터 친정팀 안더레흐트(벨기에)의 선수겸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20년부터는 정식 감독으로 팀을 이끌었다. 2022년 6월 번리 지휘봉을 잡았고, 부임 첫 시즌 팀을 완전히 바꿔놓으며 프리미어리그 승격에도 성공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콤파니의 번리는 다이치의 번리와 정반대다. 이번 시즌 번리는 챔피언십에서 점유율 축구를 가장 잘 구사한 팀이다. 평균 볼 점유율 60.8%로 1위, 패스 성공률 84.5%로 2위를 기록 중이다. 놀라운 점은 경기당 공중볼 경합 승리 횟수가 15.5회로 24개 팀 중 20위로 하위권이라는 점이다.

단순히 번리가 2부리그에서는 상위권 전력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로 치부할 수는 없다. 다이치 감독 체제에서 2부리그 우승을 차지한 2015-2016시즌의 번리는 평균 볼 점유율 48.2%(18위), 패스 성공률 69.1%(19위), 공중볼 승리 24.4회(6위)로, 2부리그에서도 롱볼 축구를 구사했던 팀이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달성한 번리와 콤파니 감독에게는 이제 높은 현실의 벽이 기다리고 있다. 2부리그에서 공격적이고 재밌는 축구를 펼쳤던 팀이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축구 철학을 유지하며 살아남는 경우는 흔치 않다. 승격팀은 기존 프리미어리그 팀보다 전력이 약한 경우가 많은데, 전력이 더 좋은 팀을 상대로 볼을 더 오래 소유한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2부리그 시절에도 다이렉트한 축구를 구사했던 다이치 감독의 번리는 프리미어리그에 6시즌 동안 남았다. 콤파니 감독의 번리는 현실과 타협하지 않을지, 또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벵상 콤파니 감독)

뉴스엔 김재민 jm@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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