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의 무덤' 日시장 잡아라…삼성·현대·LG '도전장'
현대차, 12년 만에 재도전…아이오닉5 '올해의 수입차' 선정
LG, 배터리 종주국서 '확장'…LG엔솔, 혼다와 합작해 美공략도
우리나라 대기업이 일본 시장에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다. 애플을 제외하면 자국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은 일본에서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갤럭시 로고 떼고 '삼성'으로 정면승부…아이폰에 도전장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갤럭시 S23 시리즈를 일본에 공식 출시한다. 애플의 아이폰이 점령한 일본 모바일 시장에 '도전자'로 나서는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의 조사결과 지난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56.1%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0.5%로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자신감을 보인다.
5.4%에 불과했던 2017년 이후 해마다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지난해 샤프(10.1%)를 제쳤다. 또 애플의 점유율이 2020년 61%에서 3년 연속 하락한 점도 기대감을 키운다.
삼성전자는 포기했던 'SAMSUNG(삼성)' 로고도 8년 만에 되살렸다. 이번 S23 시리즈부터 일본에서 판매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삼성'을 각인한다. 지난 2015년 한국 기업 제품이라는 인식을 줄이기 위해 삼성 대신 'Galaxy(갤럭시)'를 사용한 점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삼성전자는 또 일본 네트워크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일본 이동통신사업자 KDDI와 손잡고 5G 네트워크 구축에 참여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5G 단독모드(SA) 코어 공급사로 선정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통신 서비스의 품질과 기술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본 시장에서 5G 기술 리더십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친환경' 가능성 본 현대차…'올해의 차' 첫 수상도
현대차는 지난해 일본 승용차 시장에 다시 진출했다. 2009년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철수한 지 12년 만이다.
현대차는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수소전기차 넥쏘 등 '친환경'을 내세웠다. 판매 방식도 '온라인' 원스톱이다. 법인 이름도 현대차 일본에서 '현대모빌리티재팬'으로 새 옷을 입었다.
특히 일본은 자동차 부문에서 '수입차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시장이다. △차고지 등록제 △좁은 도로와 주차환경 △경차 위주 시장 △외국 브랜드에 대한 낮은 신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차 판매의 93.4%가 일본 브랜드다.
하지만 현대차는 일본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일본은 하이브리드에 집중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인 대세는 전기차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또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는 2020년 탄소중립 정책을 발표하며 2030년 일본의 전기차 비중이 25%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일본 판매량은 버스 8대를 포함해 526대에 그쳤다.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 394만 대와 비교하면 0.01% 수준이다. 대부분 법인을 대상으로 한 판매로 개인 소비자의 구입은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다.
다만 희망적인 요소도 있다. 일본 올해의 차 실행위원회가 주최한 일본 올해의 차 2022-2023에서 아이오닉5가 '올해의 수입차'를 수상했다. 우리나라 자동차가 일본에서 올해의 차를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 배터리 종주국 日서 '야심'
리튬이온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일본은 2015년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50%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준 일본은 2030년까지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파나소닉이 테슬라에 공급을 집중하면서 일본은 배터리 공급망 부족을 겪고 있다는 평가다. 이 공백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기업이나 또는 일본 기업 간의 협업이 가속하는 상황에 LG에너지솔루션도 가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월 혼다와 미국에 합작법인을 세우고 2025년부터 연간 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한다. 일본 기업 입장에서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CATL이 중국 기업인 탓에 미국 시장을 겨냥한 협력 대상은 LG에너지솔루션이 최우선 순위다.
하나증권 윤재성 연구원은 "일본의 부족한 배터리 공급망을 감안할 때, LG그룹의 일본 침투율 확대는 지속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의 일본 고객 확장 과정에서 LG화학 또한 고객 확장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라인'의 성공 요인 가운데 하나로,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 합작해 한국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희석한 게 주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도 시장 확대를 위한 일본 기업과 손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재계 한 관계자는 "일본은 '갈라파고스'로 불릴 정도로 폐쇄적이지만, 경제 규모가 세계 3위이자 국내 내수의 2배 이상 큰 시장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이 쉽게 포기할 수만은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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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장성주 기자 joo50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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