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돈호 전 강릉문화원장, 독립유공자 선친 모교에 유족연금 기부

황유민 2023. 4. 1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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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유공자인 선친의 모교에 유족 연금 중 상당액을 매년 장학금으로 기탁키로 한 강릉지역 원로 인사의 훈훈한 미담이 화제다.

염돈호(82) 전 강릉문화원장은 선친 고 염재근 지사(1915∼1992년)의 모교인 강릉중앙고 장학회에 올해부터 매년 300만원씩 장학금을 기탁키로 했다.

조규명 강릉중앙고 장학회 이사장(전 농협 강릉시지부장)은 "'독립유공자 염재근 장학금'으로 운영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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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강릉중앙고 장학금 기탁 약속
“장학법인 설립 인재양성 목표”
▲ 염돈호(사진 오른쪽) 전 강릉문화원장이 지난 10일 독립유공자인 선친(염재근 지사)의 유족 연금을 조규명 강릉중앙고장학회 이사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독립유공자인 선친의 모교에 유족 연금 중 상당액을 매년 장학금으로 기탁키로 한 강릉지역 원로 인사의 훈훈한 미담이 화제다.

염돈호(82) 전 강릉문화원장은 선친 고 염재근 지사(1915∼1992년)의 모교인 강릉중앙고 장학회에 올해부터 매년 300만원씩 장학금을 기탁키로 했다. 장학금은 지난 2021년 선친 염 지사가 독립유공자로 지정되면서 받게된 유족연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염 전 원장은 “유족연금을 어떻게 사용할까 논의하던 중 동생(염돈재 전 국정원 차장, 염돈기 전 해태그룹 산하 최고경영자 등 3남 3녀)들과 가족들이 아버지 모교에 장학금을 기탁하는 것이 좋겠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선친인 염 지사는 1932년 강릉공립농업학교(현 강릉중앙고)에 입학, 이듬해 7월 일본인 교사의 비교육적 행위에 항거하는 독서회 동맹휴학운동에 가담했다가 퇴학 처분됐다.

이어 그해 10월에는 강릉군에서 비밀결사, 반제(다른 나라나 후진 민족을 정벌하려는 침략주의를 반대하는 경향)그룹에 가담해 실천투쟁을 하다가 동료 회원 13명과 함께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돼 옥고를 치른 애국지사다.

광복 후에는 1952∼1960년 초대·2대(부의장)·3대(의장) 강릉시 사천면의원을 역임하고, 사천농협 창립 초대 조합장과 사천초교 초대 총동창회장, 강릉향교 전교, 성균관 전학을 지내면서 지역발전에도 굵은 족적을 남겼다.

이 같은 염 지사의 애국·애향과 인재양성 뜻을 기려 사천초교 동문들은 지난 2016년 ‘취정(翠庭) 염재근(廉在根) 선생 송덕비’를 모교 교정에 세우기도 했다.

선친이 설립한 ‘취정장학회’의 뜻을 이어 벌써 36년여 동안 사천중학교에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 염 전 원장은 장학법인 설립을 위해 최근 사천면소재지에 있는 논(1300평)을 매물로 내놓았다.

염 전 원장은 “논이 팔리면 3억원 정도의 기금으로 장학법인을 만들어 인재 양성의 구심체가 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규명 강릉중앙고 장학회 이사장(전 농협 강릉시지부장)은 “‘독립유공자 염재근 장학금’으로 운영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한편 조규명 이사장도 지난 10일 장학회 이사장 취임식에서 4000만원을 강릉중앙고 장학기금으로 쾌척했다.

황유민 yumi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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