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대형산불] “평생 번 돈 투자한 펜션 잿더미… 어떻게 살아야할지 캄캄”

오세현 2023. 4. 1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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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번 돈 투자해 지은 펜션인데. 당장 잘 곳도 없어요.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막막합니다." 강릉 경포 일원을 쑥대밭으로 만든 산불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은 허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포에서 펜션과 풀빌라를 운영하는 최정우(54)씨는 이번 산불로 집과 펜션, 풀빌라를 모두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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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 펜션·풀빌라 운영 최정우씨
12개 객실·수영장·집까지 잃어
여름까지 예약 마감, 손실 막대
▲ 11일 발생한 화재로 모두 불에 탄 최정우씨 펜션과 풀빌라. 사진제공=최정우씨

“평생을 번 돈 투자해 지은 펜션인데…. 당장 잘 곳도 없어요.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막막합니다.”

강릉 경포 일원을 쑥대밭으로 만든 산불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은 허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경포에서 펜션과 풀빌라를 운영하는 최정우(54)씨는 이번 산불로 집과 펜션, 풀빌라를 모두 잃었다. 8여 년 전, 젊은 시절 모은 돈과 일부 대출을 받아 남은 생을 걸고 만든 곳이었다.

최정우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불이 난곡동에서 시작됐는데 집과 펜션, 풀빌라가 있는 저동과는 4㎞ 정도 떨어져 있었다”며 “거리가 좀 있었는데 바람 때문에 순식간에 불길이 덮쳐 속수무책으로 몸만 빠져나왔다”고 했다.

먼 발치에서 집과 펜션, 풀빌라가 타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으니 그저 기가막힐 뿐이었다는 최정우씨. 8여 년을 운영한 펜션과 풀빌라는 최씨의 전부였다. 경포 일원에서 나름 인기도 많아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펜션 객실 8개, 풀빌라 4개 등 모두 12개 객실과 수영장, 집까지 모두 잃었다.

최씨 뿐만 아니라 저동 일원 펜션 30여 채가 불에 탔다. 소나무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솔방울이 바람을 타고 날아가 피해를 키웠다.

최정우씨는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미 여름 예약까지 대부분 마감된 터라 영업 손실도 막대하다. 최정우씨는 “풀빌라의 경우 기업에서 임대하는 방식이어서 단순히 계산해도 3개월 운영 시 최소 3억원 이상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언제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펜션이 곧 집이었던 그는 당장 거처할 곳부터 마련해야 할 처지다.

더욱이 최정우씨는 은행이 금융상품을 옮기는 과정에서 화재보험이 누락된 사실을 발견, 더욱 막막한 상황이다. 최정우씨는 “처음 펜션과 풀빌라를 운영할 때 화재보험에 가입했는데 은행에서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면서 상품을 바꾸는 과정에서 화재보험을 누락한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됐다”며 “은행에 강력하게 항의를 하고 오는 길인데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암담하다”고 했다.

뼈대만 남은 건물을 바라보는 심정을 묻는 질문에 그는 한동안 답하지 못했다. 최정우씨는 “이걸로 먹고 사는데 그저 앞이 캄캄할 뿐”이라며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다고 해도 어느정도까지 보상이 될 지도 모르겠고, 정말 성실하게 열심히, 잘 해왔는데 어떻게 살아야 할 지…”라며 말 끝을 흐렸다.

오세현 tpgu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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