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앞둔 고대의료원 “수술역량-중증치료 강화해 톱3 진입 목표”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2023. 4. 12.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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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100주년 앞두고 ‘퍼스트 무버’로 퀀텀점프 천명
안암-구로-안산병원 역량 높이고 3500병상으로 확대
“스마트병원 전환 속도… 초격차 연구중심 의료기관 도약”

K-Bio 연구, 산업, 교육의 전진 기지 고려대 메디사이언스 파크 전경.
1928년 한국 최초의 여성 의사 양성 교육기관인 ‘조선여자의학강습소’가 설립된 이래, 고려대의료원의 역사는 소외된 이들을 위한 도전과 극복의 연속이었다. 고려대 의대는 ‘생명에 대한 존중, 사람에 대한 사랑’을 모토로 참된 의사 양성의 요람이 돼 왔다. 또 의료 불모지에 터를 잡고 시대를 밝히는 인술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그 결과 현재 서울 안암과 구로, 경기 안산 등 3개 지역의 병원 모두 권역을 대표하는 상급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최근엔 대한민국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한 정릉 메디사이언스 파크와 청담 고영캠퍼스를 조성하며 5개 캠퍼스, 1만 명의 인재, 연간 2조 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운용하는 초대형 의료기관으로 거듭났다.

최근 제17대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으로 취임한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가 아닌 ‘퍼스트 무버’로서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으로 도전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8년 고려대 의대 100주년까지 새로운 미래 병원을 개원해 혁신 의료기관이 되겠다는 퀀텀 점프 출발선에 섰다.

병상 확대 및 연구 투자… 톱3 진입 목표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최근 본보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2028년 고려대의료원 100주년까지 국내 1위, 전 세계 30위 목표 아래 현재 고려대 안암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청담 고영 캠퍼스, 고려대 메디사이언스 파크 등을 특성화하고 고려대 제 4병원 건립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고려대의료원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감염병과 및 외과 수술 역량, 중증질환 시스템에 대한 병상을 추가로 늘려 안암, 구로, 안산병원에 총 3500병상 규모를 목표로 인프라 수준을 한 단계 높여 국내 톱3 병원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그간 의료원은 의대, 안암·구로·안산 등 3개 병원을 진료 공간을 넘어 연구 및 교육까지 병행하는 캠퍼스로 재편했다.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시설 및 인프라를 확충하고 기관별 특성화를 꾀했다. 무엇보다 각 기관의 신규 인프라 조성이 흔들림 없이 완료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안암병원 신관을 비롯해 구로·안산병원의 마스터플랜, 의대와 정릉의 메디사이언스파크 리모델링, 청담 제2캠퍼스 건립을 종합하면 그간 다져온 업적과 성과들을 계승해 새로운 미래를 잇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사회적 가치 실현, 홈 헬스케어 시스템의 중심 고려대 청담 고영캠퍼스 전경.
특히 메디사이언스파크에는 바이오벤처 입주가 완료됐으며 신약 및 의료기기 연구도 한창이다. 신종 감염병에 맞설 백신 개발의 요람인 메디사이언스 파크에서는 백신혁신센터도 건설 중이다. 완공되면 백신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 연구, 후보 물질 유효성 평가, 전임상 연구 등이 이뤄질 계획이다.

청담 고영캠퍼스에는 고려대의료원이 지향하는 최고의 사회적 의료기관으로 역할을 다하기 위한 의료원장 직속 사회공헌사업본부가 들어섰다. 또한 의료영상센터와 홈 헬스케어 시스템 관련 기업도 입주해 미래 의학 연구를 실현하는 동시에 사회적 가치 실현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나고자 노력하고 있다.

산학연병 협력으로 ‘초격차 의료기관’ 도약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중증질환 전문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전경.
혁신연구는 많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커다란 선순환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의학의 미래이자 지향점이다. 연구는 비용 대비 투자 효과가 크며, 특히 의학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 단기간에 획기적인 결과물 향상이 가능하다. 고려대 의료원은 향후 4년간 1200억 원을 연구 장비와 인센티브에 투자하고 연구 업적 평가 기준을 강화해 국내 1위, 세계 30위권 병원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이자 국가의 미래 먹거리로서 의료계에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지만 대학병원들이 기존처럼 환자 진료에만 몰입해서는 ‘자이언트 스텝(대도약)’을 밟을 수 없다. 산학연 아이디어 공유를 통해 기술산업화에 도전함으로써 치료법과 약품, 의료기기 개발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고용 창출, 유관 산업 활성화 등 사회경제적인 선순환적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것이 산학협력을 통해 의학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의료기관의 진정한 역할이다.

윤 의무부총장은 “의료원의 연구개발(R&D) 수주는 연평균 13%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미 오랜 노력을 통해 미래 10대 의료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지원 시스템과 기술사업화 역량을 구축해 꾸준한 성과를 거두며 연구에 강점을 가진 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 역량을 토대로 보다 과감한 투자로 연구 관련 첨단 시설을 확충하고, 차별화된 제도와 정책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초격차 연구 중심 의료기관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계 넘는 혁신으로 ‘미래 병원’ 구축

세계를 선도하는 Smart Intelligent Hospital 고려대 안암병원 전경.
의료원은 100주년을 맞아 2028년 ‘세상에 없던 미래 병원’을 구현하기 위해 경기도 과천, 남양주에 제4병원 건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1월 최첨단 스마트 헬스케어 허브를 표방하는 미래 병원에 대한 내부 전략과 구상을 바탕으로 지방자치단체와 본격적인 협의를 개시했다.

고려대의료원의 미래 병원은 ‘세상에 없던 스마트병원’과 ‘지역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상생의료기관’이 목표인 만큼 초기 단계부터 지자체와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 도시개발계획 및 인프라, 관련 규제, 파급 효과 등을 면밀하게 논의 중이다.

환자 중심 중증질환 전문 미래형 혁신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전경.
이미 수년 전부터 제 4병원을 준비해온 고려대 의료원은 도시 개발 및 주변 인프라 구축에 열쇠를 쥐고 있는 지자체와 ‘그라운드 제로’ 단계부터 함께해 중증난치성질환 극복을 위한 신(新)의료 기술을 논의 중이다. 또 혁신의 경계를 넘나드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스마트병원에 구현해 지역 공동체와 의료 체계에 기여하는 상생 의료기관을 창조한다는 계획이다.

윤 의무부총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 지원 역량을 미래 병원에 적용해 첨단 의학 테스트베드 역할 수행, 최신 융복합 연구, 의료기술 산업화 주도를 통한 고부가가치를 창조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가의 핵심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바이오메디컬 산업 성장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교원 처우-운용 시스템도 개선

의료원은 안암·구로·안산 3개 병원의 마스터플랜 진행과 제 4병원 건립, 첨단 융복합 연구프로젝트에 힘을 보탤 우수 인적자원 확보와 관리를 전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향후 10년 내 연간 30, 40명의 교원을 임용하고 우수 인력을 영입, 관리, 운영하는 인재 관리 전문 부서를 신설한다. 또 혁신 의학 연구를 이끌어갈 기초 및 임상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교원 처우도 대폭 개선하고 있다. 특히 대학원 장학금 지원을 늘리며 우수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섰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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