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비염은 동시에 앓기 쉬워… 마스크로 외부 영향 막아야

홍은심 기자 2023. 4. 1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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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대한 과민반응
천식은 약물이나 회피 요법 등으로 관리
비염은 체질 바꾸지 않는 한 완치 어려워
환절기엔 외출 줄이고 끈기있게 치료해야
알레르기는 특정 원인 물질에 신체가 노출되면서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예년보다 이른 봄이 찾아왔다. 주말이면 봄꽃 축제로 한껏 들뜬 사람들로 거리 곳곳이 붐빈다. 따뜻하고 알록달록 예쁜 계절이지만 봄을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다.

알레르기는 특정 원인 물질에 신체가 노출되면서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때 반응하는 신체 기관에 따라 기관지 천식, 알레르기 비염, 두드러기, 알레르기 결막염 등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로는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동물의 털, 곰팡이, 음식 등이 있다.

천식은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에서 발생할 정도로 쉽게 볼 수 있는 기관지 질환이다. 소아 천식 환자가 많은 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천식으로 병원을 찾은 9세 이하 소아 환자는 37만여 명으로 전체 환자의 28%에 달한다. 소아는 대부분이 알레르기 천식이다. 최근에는 고령화로 인한 노인 천식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알레르기 천식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체질과 주위의 천식 유발 인자들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한다. 알레르기 염증에 의해 기관지가 반복적으로 좁아져서 숨이 차고 기침이 나며 천명(가슴에서 쌕쌕거리는 소리)이 들린다.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되풀이된다.

기관지 천식은 재발이 많고 만성적인 질환이다. 천식 치료는 증상을 조절하는 약제를 장기간 사용하는 약물 요법과 천식의 원인 물질을 찾아 노출을 최소화하고 악화 인자로부터 벗어나는 회피 요법이 활용된다. 초기에 치료하면 어렵지 않게 다스릴 수도 있지만 방치했다간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진행된다. 기침이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감기가 잘 낫지 않으면 천식을 의심해 병원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알레르기 비염은 물 같은 콧물이 줄줄 흐르고 연속해서 나오는 재채기, 양쪽 코가 번갈아 가면서 막혀 목소리까지 변하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이다. 호흡 중에 콧속으로 들어온 특정 이물질로 인해 콧속의 점막에 과민 반응이 일어나고 면역 세포가 화학물질을 분비하면서 증상이 발생한다.

온도나 습도 등 외부의 기후 조건, 대기오염, 콧속의 해부학적 구조 및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증상 유발 인자로 작용하며 대부분 발작적으로 생기며 발작이 지나가면 다음 발작이 올 때까지 비교적 조용해지는 변덕성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발작은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날 때 또는 세수할 때 흔히 일어난다.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 증상과 비슷해 환자는 감기에 걸린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코의 증상이 일주일 이상 계속되고 열이 없는 점이 감기와 구분된다. 일 년 내내 감기가 떨어지지 않는 사람은 알레르기 비염일 가능성이 크다.

알레르기 비염도 아직 발생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치료가 어려운 질환 중 하나다. 체질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완치되기 어려워 기관지 천식과 마찬가지로 의사의 처방 아래 적절한 약물 치료와 회피 요법 및 알레르기 면역 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이상학 은평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봄철 환절기에는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가 증가하고 일교차가 큰 탓에 감기가 유행하므로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급속하게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꽃가루가 날리고 미세먼지가 많은 시기에는 될 수 있는 대로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노출을 피하기 어려우므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므로 전문의와 상의해 정확한 검사 후에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찾아 끈기 있게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상학 은평성모병원 교수가 알려주는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의 모든 것

이상학 은평성모병원 교수
Q. 비염과 천식은 유독 봄에 증상이 심해진다고 알려졌는데 실제로 계절적인 영향을 많이 받나요?

A. 알레르기 비염, 천식은 공기를 흡입하면서 들어온 외부 알레르기 물질이 염증 반응을 일으켜 나타납니다. 특히 봄철은 꽃가루가 날리고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해집니다. 일교차도 커서 알레르기 질환이 기승을 부립니다. 알레르기 비염, 천식은 봄철 외에도 계절마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나무, 잔디, 잡초, 꽃가루에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진드기나 애완동물의 털, 곰팡이, 바퀴벌레처럼 계절과 관련 없는 알레르기 원인 물질도 있습니다.

Q. 비염 환자 중에는 천식을 동반하는 경우도 꽤 있는데 실제로 비염과 천식이 동반 질환인가요?

A.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은 서로 매우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질환입니다. 비염이 있는 환자 중에서 천식이 동반될 확률은 약 20∼50%, 반대로 천식이 있는 환자에서 비염이 동반될 확률은 약 70∼90%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양한 원인 물질에 대해 과민 반응을 나타내는 알레르기 질환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하나의 호흡기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동반으로 발생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Q. 비염은 알레르기 비염과 만성 비염 두 가지가 있는데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나요?

A. 비염은 콧물, 재채기, 가려움증 및 코막힘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동반하는 코점막의 염증성 질환을 말합니다. 여기서 만성 비염은 원인과 종류에 상관없이 치료와 재발을 반복하고 비강 내 염증이 굳어져 만성화된 비염을 말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비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알레르기 유발 항원이고 이것이 만성적으로 고착되면 알레르기에 의한 만성 비염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만성 비염은 급성 비염의 반대 개념이고 알레르기 비염은 비알레르기 비염의 반대 개념으로, 서로의 차이점을 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Q. 천식은 유전되나요?

A. 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하는 데는 유전적인 영향이 있습니다. 부모 중에 한 분이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있을 때는 자녀들에서 이러한 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가족 중에 이러한 환자가 있을 경우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찾아 검사해야 합니다. 그러나 가족 중에 환자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천식을 포함한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하는 데는 유전적인 영향뿐 아니라, 알레르기 물질 노출, 대기오염, 바이러스 또는 세균 감염 등 환경적인 영향도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Q. 천식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 있을까요?

A. 천식 환자들은 달리기 등의 운동을 하면 숨이 찬 천식 증상이 발현되기도 하여 운동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절한 유산소운동을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다만 과도하게 차고 건조한 공기를 흡입하는 달리기, 축구, 농구 등은 천식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주변의 공기가 건조할 때 천식 증상이 심해지므로 수영과 같이 물에서 하는 운동은 기도를 촉촉하게 유지해주므로 권장하며 트레킹 및 등산과 같은 운동도 폐 기능을 향상하고 천식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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