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 또 동결…정점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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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지난 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동결이다.
갈수록 나빠지는 경기 지표도 기준금리 동결 이유로 분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지만, 금통위원 5명은 당분간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1명은 3.5%로 동결하는 게 적절하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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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금리차·유가 불확실성 변수
- “6명중 5명 연 3.75% 열어둬야”
- 시장의 인하 논의 기대에 선그어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지난 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동결이다. 시장에서는 인상기의 최종 금리가 3.50%로 마무리됐다고 보는 시각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역대 최대로 벌어진 한미 금리차, 국제 유가 불확실성 등으로 추가 인상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가 안정, 경기 침체에 ‘동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인 연 3.50%를 조정 없이 유지했다.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물가 상승률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주요국에서 금융 부문 리스크(위험)가 증대되는 등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크다”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속도, 금융 안정 상황, 여타 불확실성 요인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이번 동결로 2021년 8월 이후 1년 반 동안 이어진 금리 인상 기조는 사실상 깨졌다.
한은이 다시 동결을 결정한 데는 최근 다소 안정된 물가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110.56)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 상승률이 2월(4.8%)보다 0.6%포인트 떨어졌고, 지난해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갈수록 나빠지는 경기 지표도 기준금리 동결 이유로 분석된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은 수출 부진 등에 이미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 반등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2월 경상수지는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통관 기준 무역수지도 3월(-46억2000만 달러)까지 13개월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 등으로 고조된 금융 위기 가능성도 한은의 추가 인상을 막았다.
▮한미 금리차, 국제 유가는 ‘변수’
이번 동결로 시장에서는 ‘한은 금리 인상 종결론’이 더욱 확산한다. 하지만 추가 인상 여지는 남아 있다.
우선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 확대가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미 격차는 현재 1.50%포인트(한국 3.50%, 미국 4.75∼5.00%)로 2000년 10월 이후 22년여 만에 가장 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음 달 최소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만 밟아도 격차는 역대 최대인 1.75%포인트로 벌어진다. 그만큼 한국 경제는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절하(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국제 유가도 한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요인이다. 최근 산유국들의 감산 결정 여파로 유가가 치솟고 국내 물가가 다시 들썩이면 한은도 기준금리 재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지만, 금통위원 5명은 당분간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1명은 3.5%로 동결하는 게 적절하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가가 한은 중장기 목표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인하 논의를 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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