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든 문단속’ ‘킹 스미스’… 원작만큼 뜨거운 쇼트폼 패러디

이지윤 기자 2023. 4. 1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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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극장을 달구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패러디 콘텐츠로 눈길을 끌고 있다.

패러디 영상 '스즈메의 문단속 잘하고 등교해버리기'는 주인공 스즈메가 등굣길에 마주친 청년 소타에게 반해 뒤를 쫓는다는 원작 내용 대신 자신의 취향이 전혀 아닌 남성을 흘깃 쳐다본 뒤 가던 길을 묵묵히 간다.

'스즈메의 문단속' 패러디 영상이 유행하자 국내 수입사인 미디어캐슬은 지난달 20일 명장면 패러디 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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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감성, 젊은층 놀이문화로
‘더 글로리’ 패러디 781만회 조회
가수 태양의 멘트 패러디도 화제
원작자가 ‘감사’ 영상편지 보내기도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남자 주인공이 나오는 장면을 비튼 ‘스즈메의 문단속 잘하고 등교해버리기’. 유튜브 채널 사이라이 구멘 캡처
현재 극장을 달구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패러디 콘텐츠로 눈길을 끌고 있다. 패러디 영상 ‘스즈메의 문단속 잘하고 등교해버리기’는 주인공 스즈메가 등굣길에 마주친 청년 소타에게 반해 뒤를 쫓는다는 원작 내용 대신 자신의 취향이 전혀 아닌 남성을 흘깃 쳐다본 뒤 가던 길을 묵묵히 간다. 단 28초 분량이지만 원작의 인기로 게시 2주 만에 조회 수 73만 회를 넘었다. 이 외에도 ‘헬스장 문단속’ ‘어디로든 문단속’ 등 여러 패러디물이 온라인에 쏟아지고 있다.

유명 연예인, 인기 작품을 패러디한 쇼트폼 콘텐츠가 원작에 버금가는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 놀이문화 된 ‘B급 감성’ 쇼트폼 패러디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전재준이 앞차를 향해 욕하는 장면을 “카니발. 너무 예뻐”라고 바꾼 ‘와∼ 저 차 좋아보인다’. 유튜브 채널 유준호 캡처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송혜교)을 괴롭혔던 가해자 중 한 명인 전재준(박성훈)이 과속 운전한 장면을 패러디한 영상 ‘와∼ 저 차 좋아보인다’도 화제가 되고 있다. 원작에서 전재준은 자신의 친딸인 예솔이 남자 교사에게 몰래 촬영당한 사실을 알고 분노해 학교로 가며 위험하게 차를 몬다. 크리에이터 유준호는 이를 기아차 카니발 광고 영상에 합성해 더빙했다. 전재준이 벤틀리를 운전하며 카니발을 열망하는 32초 분량의 영상은 11일 현재 틱톡에서 조회 수가 781만 회를 넘었고,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되고 있다.

샘 스미스의 ‘언홀리’ 뮤직비디오 속 의상과 표정을 패러디한 황제성의 ‘성 스미스’. 황제성 인스타그램 캡처
개그맨 황제성은 올해 그래미상을 거머쥔 팝 스타 샘 스미스의 신곡 ‘언홀리’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쇼트폼 영상으로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킹 스미스’, ‘황제 성 스미스’ 등 별명이 붙었다. 원곡을 몰랐던 일부 누리꾼은 “황제성이 원조가 아니었나. 덕분에 명곡 알고 간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개그맨 김해준은 그룹 빅뱅 출신 가수 태양이 콘서트에서 소위 ‘오글거리는’ 멘트에 멜로디를 입혀 팬들에게 불러준 ‘여러분 너무 보고 싶었어’를 패러디한 영상으로 주목받았다.

이들 패러디 영상이 큰 호응을 얻는 건 젊은층에게 재밌는 댓글 놀이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패러디 특유의 ‘B급 감성’도 젊은층에서 웃음을 유발한다. 1분 안팎의 ‘댄스 챌린지’ 영상 중에서도 상모를 쓰고 격렬한 춤을 추는 등 원곡을 우습게 따라 한 콘텐츠가 인기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진지하지 않은 ‘따라 하기’, 즉 서로 웃자고 만든 패러디가 하나의 문화 양식이 되고 있다”며 “패러디는 짧은 대사, 제스처를 강렬하게 전할 수 있어 쇼트폼 형식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 원작, 패러디물로 관심 더 증폭시켜

패러디물이 빠르게 퍼지면서 원작자가 이를 활용해 화제성을 높이기도 한다. 샘 스미스는 올해 2월 “안녕 DJ 제성, 한국에서 ‘언홀리’가 화제가 되고 있다고 들었다. 정말 고맙다”며 황제성에게 영상 편지를 보냈다. 가수 태양은 최근 유튜브 채널 ‘원더케이’에 출연해 자신의 패러디물을 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연초 싱글 발매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한 솔로 활동을 알리는 데 적극 활용한 것.

‘스즈메의 문단속’ 패러디 영상이 유행하자 국내 수입사인 미디어캐슬은 지난달 20일 명장면 패러디 대회를 열었다. 우승자 5명에겐 열쇠고리와 헤어핀이 포함된 굿즈 세트를 증정했다. ‘스즈메의 문단속’ 홍보 마케팅을 맡은 영화인의 박주석 이사는 “젊은층이 자발적으로 패러디를 보고 퍼뜨리는 데서 행사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패러디는 원작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며 관심을 확산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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