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릉 산불에서 더 절실해지는 부산 소방 헬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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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에서 11일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해안가 방향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도심과 달리 산불은 소방차가 접근하기 어려워 헬기가 가장 효율적인 진화 수단이다.
부산소방재난본부가 믿고 쓸 수 있는 소방 헬기는 1대뿐인 셈이다.
소방 헬기와 별도로 부산시는 산불 진화용 헬기 2대를 임차해 운용하고 있으나 1년 중 봄철과 가을철 6개월 180시간만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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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에서 11일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해안가 방향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소방당국은 올들어 처음으로 소방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면적(0.714㏊) 530배에 이르는 산림 379㏊가 잿더미로 변했다. 산림당국은 이날 오후 강풍이 다소 잦아지면서 소방 헬기를 투입해 8시간 만에 주불을 진화했다. 바람을 타고 급속도로 번지는 산불에는 소방 헬기를 통한 신속한 대응이 관건이다. 도심과 달리 산불은 소방차가 접근하기 어려워 헬기가 가장 효율적인 진화 수단이다. 지난달 발생한 경남 하동과 합천 산불 때 진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장비도 헬기였다.
대형 산불이나 화재가 빈번하면서 소방 헬기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운용하는 소방 헬기가 고작 2대인 데다 그 중 1대가 운영 중단된 상태라고 한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소방 헬기 2대 중 소형 기종인 2호기(BK117)가 메인 트랜스미션 오일 누출 결함으로 운항을 중단했다. 지난 4일 충남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가 부산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항공 연료 누수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2호기는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이 1997년 4월 생산한 기종이다. 최신 기종 소방 헬기에 견줘 안전성이 떨어지고 담수 적재량도 절반 수준이다. 그나마 1호기는 1990년산 BK117기를 2018년에 이탈리아산 중형 소방 헬기(AW139)로 교체해 운용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가 믿고 쓸 수 있는 소방 헬기는 1대뿐인 셈이다. 하지만 산림청 헬기가 한 번에 뿌릴 수 있는 물의 양이 3000~8000ℓ인데 1호기는 1800ℓ에 불과해 대형 산불 진화에는 효율이 낮은 편이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올 연말께 2호기를 매각하고 새로운 헬기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소방 헬기를 추가로 확보하려해도 대당 200억~300억 원의 예산이 들어 대수를 늘리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소방 헬기와 별도로 부산시는 산불 진화용 헬기 2대를 임차해 운용하고 있으나 1년 중 봄철과 가을철 6개월 180시간만 사용할 수 있다. 그만큼 이용이 제한적이다. 올해 헬기 도입으로 부산 산불 초기 진화 시간이 평균 94분에서 54분으로 줄었고 대형 화재로 번질 위험을 막은 성과가 있었다고 한다.
보통 산불은 3~4월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가뭄이 장기간 이어지거나 강풍이 자주 부는 등 기후변화가 잦은 요즘은 일년 내내 산불 우려가 크다. 규모도 대형화·장기화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올 들어 13건의 산불이 발생해 4.41㏊를 불태웠다. 불과 4개월도 되지 않았는데 10년 평균 발생 건수(13.9건)와 비슷한 수치다. 산불이 잦아진 만큼 철저한 진화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했을 때는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헬기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방안이 필요하다. 또 산불 진화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노후 헬기의 교체 주기를 앞당겨, 안전한 최신 헬기로 대체할 계획을 수립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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