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휙 돌고 간 국토부 장관, 내용은 있나
정명근 화성시장이 10일 국토부를 방문했다. 원희룡 장관을 만나 지역 현안을 건의했다. 화성시 철도산업 신속 추진, 진안신도시 성공적 추진, 화성 진안 테크노폴 특화단지 조성, 택지 사업구역별 총량제 지침 개정, 우정미래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 적극 협조 등이다. 화성시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 국토부가 특별히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부탁했다. 원 장관이 “잘 살펴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인구 100만 시대를 준비하는 화성시다. 수도권에서 가장 역동적인 변화의 현장이다. 다시 말하면 체계적인 개발 추진이 절실한 곳이다. 화성시 전반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광활한 면적에 밀고 들어오는 부담시설만 많다. 공항, 광역화장장, 여자교도소 등이 대표적이다. 정 시장이 오죽하면 국토부 장관실을 찾았겠나. ‘화성 철도 혁명’을 공약한 그에게 제일 절절한 국토부다. 우리도 정 시장 뜻에 동의한다. 그런데 장관 답을 믿어도 될까.
요즘 경기도의 인기 각료는 단연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다. 3월 이후 고양, 군포, 의왕, 부천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모두 1기 신도시가 있는 지역이다. 맞다. 방문 목적은 이 1기 신도시의 개발 및 정비다. 구체적으로는 2월 발표되고 곧 제정을 앞둔 ‘노후 계획도시 특별법’ 관련이다. 이 특별법은 택지조성사업 완료 후 20년 이상 경과한 100만㎡ 이상의 택지 등에 적용된다. 앞선 1기 신도시들이다. 이를 홍보하고 의견을 듣는 일정이다.
이래서 온 원 장관을 지역이 놔두지 않은 것이다. 가는 곳마다 지역 민원을 쏟아냈다. 하은호 군포시장은 금정역 통합 환승센터 구축 등을 요구했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부곡생활권 균형발전, 도시지원 시설 15% 이상 확보 등을 건의했다. 이동환 고양시장, 조용익 부천시장 등도 각각의 민원을 전달했다. 주민들까지 간절함에 동참했다. 원 장관이 일산을 지나갈 때는 주민들이 ‘원희룡 장관님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팻말까지 들었다.
그만큼 지역 주민이 절절했다. 모처럼 나타난 국토부 장관을 향한 호소였다. 화성 시장은 앉아만 있을 수 없다며 장관실까지 찾아갔다. 장관의 답변이 나름 진정성은 있어 보였다. ‘세심히 살피겠다’, ‘기관의 중지를 모으겠다’, ‘경청해 실천하겠다’고 답했다. 아쉬운 건 그가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벌써부터 총선 차출설이 있다. 차기 대권 주자군이기도 하다. 국토부에 오래 머물 것 같지 않다. 자칫 모든 답변이 흔적 없이 사라질 판이다.
그게 걱정이다. 지금의 희망이 괜한 고문으로 남을까 그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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