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용·웹툰용·배달용 카드 다 따로? 지갑만 무거워지네요
무신사, 쏘카, 넥슨, 배달의민족….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Z세대가 좋아하는 브랜드라는 점 외에 자체 신용카드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름 좀 들어본 IT(정보기술) 기업, 스타트업들은 다들 카드 하나씩 만들었을 정도입니다.
지난 10일에도 네이버웹툰, 마켓컬리가 같은 날 동시에 자체 신용카드를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버웹툰은 삼성카드와, 마켓컬리는 BC카드와 손을 잡았습니다.
이런 카드들은 주유, 쇼핑, 여행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범용(汎用)이 아니라 특정 브랜드에 집중적으로 혜택을 몰아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웹툰 카드는 웹툰, 웹소설 등을 결제한 금액의 50%를 다시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줍니다. 컬리카드는 마켓컬리 결제액의 최대 12%를 적립금으로 쌓아줍니다. 이렇게 쌓인 포인트·적립금은 다시 네이버웹툰과 컬리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드를 쓰면 쓸수록 재구매가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IT 기업과 스타트업들도 이런 강력한 ‘락인(Lock-in·자물쇠) 효과’를 카드 발행의 최대 강점으로 꼽습니다. 충성도 높은 Z세대 고객을 꽉 붙잡아둔 채, 지속적인 소비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죠. 카드사들도 이런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Z세대 고객을 끌어들이고, 동시에 이들의 구매 데이터 역시 얻을 수 있습니다. 서로 윈윈(win-win)하는 구조이다보니, 소위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라 부르는 이런 전용 카드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것이죠. 지난 2020년 배달의민족에 이어 쏘카, 무신사, 네이버, 넥슨 카드를 잇따라 내놓은 현대카드는 조만간 ‘야놀자 카드’도 내놓을 계획입니다.
이런 카드들은 디자인 역시 일종의 브랜드 굿즈(goods·상품)처럼 예쁘고 알록달록하게,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도록 만든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카드가 나올 때마다 인터넷에는 “갖고 싶다”는 반응이 잇따릅니다. 신용카드가 하나의 ‘마케팅 도구’가 된 시대, 소비자들의 선택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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