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에 ‘푹 빠진’ 대한항공, 최근 6개월새 사고 5번

이기우 기자 2023. 4. 12. 03: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체균열로 15시간 운항지연
비상착륙·실탄 보고 늦는등 논란
승객들 “고객은 뒷전이냐” 불만

지난 9일(현지 시각) 오후 11시 20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A330 여객기가 15시간 운항이 지연되는 일이 벌어졌다. 수화물 출입문에 금이 간 것이 원인이었다. 대한항공은 여객기 제작사 에어버스 측과 해당 결함에 대해 논의한 뒤 단순 균열이라는 회신을 받아 정비 작업을 실시했다. 200여 승객은 예정보다 15시간 늦은 10일 오후 10시 28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11일 오전에는 제주에서 김해공항으로 출발 예정이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 직전 부품 이상으로 회항했다. 수평꼬리날개 부품에 문제가 발생해 대체 항공편을 투입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세를 보이기 시작해 국제선 운항이 본격적으로 재개되고 있지만, 국적기 대한항공에서 기체 결함과 보안 매뉴얼 위반 등 사건 사고로 승객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6개월 사이에만 엔진 결함으로 인한 회항이나 비상 착륙, 운항 지연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다섯 건이나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인천에서 필리핀 세부로 출발한 여객기가 악천후 속에서 비상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를 이탈해 바퀴와 동체 일부가 파손됐다. 같은 달 인천공항에서 호주 시드니로 향하던 여객기는 이륙 직후 엔진 이상으로 회항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시애틀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여객기는 비행 중 엔진 이상으로 엔진 하나를 끈 채 비상 착륙했다. 지난해 7월에는 튀르키예를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가 엔진 이상으로 이륙 1시간 50분 만에 아제르바이잔 바쿠에 비상 착륙하기도 했다.

지난달 10일에는 필리핀 마닐라로 향하려던 여객기에서 실탄이 발견돼 이륙 직전 터미널로 회항했다. 승무원과 승객 200여 명이 대피했다가 3시간 후 다시 출발했다. 승객들이 탑승 절차 초기에 실탄을 발견해 승무원에게 전달했지만, 기장에게 바로 보고되지 않아 관련 조치가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10일 “아시아나항공과 합병을 위해 2~3년간 각종 로펌 자문료로 1000억원 이상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합병에만 정신이 팔려 승객 안전이나 서비스 개선에는 뒷전이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