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기 해보니 쉴 곳 없더라" 동원된 공무원에 '공짜커피' 준 사장님

김천 기자 2023. 4. 11.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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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제공한 공짜커피 500잔 넘어
〈사진=허모(42) 씨 SNS 캡처〉

강원도 강릉에 큰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강릉 한 카페 사장이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 등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카페 사장이 산불 진화에 동원된 공무원들에게 공짜 커피를 대접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오늘 하루 허씨 카페에서 공짜로 나간 커피는 500잔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원도 강릉 강문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허모(42) 씨는 오늘(11일) SNS를 통해 "고생해주시는 분들께 아주 작은 나눔을 하겠다"며 "소방, 경찰, 군인 그리고 다른 공무원분들도 쉬러 와도 된다. 당분간 커피를 무상 제공하겠다"고 알렸습니다.

이어 "긴급 대피해 가실 곳이 없는 분들께는 간단한 요깃거리와 음료를 드리겠다"며 "편히 쉬어 가도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JTBC는 강릉에 카페를 운영 중인 허씨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허씨가 이같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 건 의용소방대 활동을 하며 겪은 일 때문입니다.

10년이 넘게 경포수난전문의용소방대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허씨는 JTBC 취재진에 "이런 큰 산불이 발생할 때 보면 도우러 가는 이들도, 피해를 입은 이들도 쉴만한 곳이 없다"며 "출동을 나갔을 때 했던 생각이 오늘 들어 이런 결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큰 걸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나누다 보면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11일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택이 불에 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허씨는 커피 제공이 알려지면서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것이 얼떨떨하다고도 했습니다.

그는 "'좋은 일을 하는데 계좌번호 좀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며 "큰일을 하는 게 아니라 사양하고 이런 피해가 있을 때 같이 동참해주면 고맙겠다고 했다. 많은 관심에 얼떨떨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별 생각 없이 단순한 생각에 '툭'하고 올린 게 이렇게 됐다"며 취재진에게 거듭 "카페 상호를 가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오늘 하루 허씨 카페에서 공짜로 나간 커피는 500잔이 넘습니다.

허씨는 앞으로 잔불이 다 잡힐 때까지 정상 영업을 중단하고 산불 동원 인력과 이재민들에게 쉴 수 있는 장소와 커피를 공짜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한편 이날 오전 8시 20분쯤 강릉 난곡동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이 산불은 최대 시속 70㎞의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졌습니다. 오후에 비가 내리면서 큰불은 잡혔지만 이번 불로 축구장 약 530개 면적인 379㏊(헥타르)가 영향을 입고 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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