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중국쪽에 줄 서 볼까”…시진핑 만나러 떠나는 룰라
14일 시진핑과 회담
경제인 240명 동행
“20개 이상 계약할 듯”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에 도착한 룰라 대통령은 오는 14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룰라 대통령은 상하이에서 정·재계 고위층과 회동하고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BRICS·브릭스)이 공동 설립한 신개발은행(NDB) 본부에 들린 이후 베이징으로 이동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에서는 시 주석과 만나 경제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실제 이번 룰라 대통령의 방중에 240명의 재계 인사들이 동행했다. SCMP는 이번 방중 기간 양국 간에 보건·농업·교육·금융·산업·과학·기술 등 분야를 망라한 20개 이상 거래가 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양국 무역거래 활성화 방안도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른다. 중국은 지난 14년간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이었다. 지난해 양국 간 거래는 전년 대비 8.1% 증가한 1715억 달러(약 226조3천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은 브라질산 대두, 닭고기, 설탕의 최대 수입국이기도 하다.
미국과 패권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국제사회 우군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룰라 대통령이 얼마나 시 주석에게 힘을 실어줄지도 관심사다. 룰라 대통령은 중국과 거리를 뒀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달리 중립국으로서의 실리외교를 강조하며 중국과 더 많은 경제교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폐렴으로 한차례 연기했던 룰라 대통령의 방중 일정이 이른 시일 내에 다시 실행된 것은 양국 정부 모두 양자 간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매우 중요하시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룰라 대통령이 시 주석이 주도하고 있는 일대일로에 전격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매체는 “이번 방중 기간 브라질이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에서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하면 양국 관계가 한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궈춘하이 연구원은“브라질이 공식적으로 일대일로에 가입하게 되면 중남미 참여국이 22개국으로 늘어난다”머 “중남미 주요 국가인 브라질의 참여는 일대일로가 남미에서 확실하게 환영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대일로 참여뿐 아니라 중국과 브라질 간 위안화 사용 확대도 브라질과 중국의 밀착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룰라의 방중에 앞서 브라질과 중국은 양국 수출입 결제와 금융 거래 등에 달러 대신 자국 통화를 쓰기로 합의했다. 브라질 수출투자진흥공사(Apex)는 지난달 29일 “브리잘과 중국이 헤알화와 위안화를 주고받으며 대규모 무역·금융 거래를 직접 수행할 것”이라며 “관련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브라질 업체들은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대신 중국에서 만든 ’국경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이용할 예정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과 브라질은 미국이 야기하는 불확실성과 방해를 제거하고 국제 교역과 투자에서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을 줄여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을 브라질로 공식 초청하겠다는 의사도 전달할 계획이다. 룰라 대통령은 중국 방문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국영 뉴스통신 EBC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을 브라질로 초청해 브라질을 직접 보여주고 중국 투자에 관심 있는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른 시일 안에 다시 브라질에서 시 주석과 회동을 갖고 양국 우호 관계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SCMP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지난 4일 브라질 언론에 “브라질이 전쟁 종식을 위해 특별한 기여를 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룰라는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해왔지만,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반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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