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생’ 노진혁의 멀티히트 비결…“부모님이 사직구장 근처에 뿌린 막걸리”[스경XMVP]

김하진 기자 2023. 4. 1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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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노진혁이 11일 사직 LG전에서 안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NC에서 롯데로 이적한 내야수 노진혁(34)이 타격감을 자랑했다.

노진혁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7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삼진 등으로 팀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LG의 5연승을 저지하며 지난해 7월22일 KIA전부터 이어진 홈경기 4연패 사슬을 끊었다.

승부처는 6회였다. 2-4로 뒤처진 6회 1사 1·2루에서 투수는 임찬규에서 정우영으로 바뀌었다. 이어 한동희가 볼넷을 얻어 만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노진혁이 정우영의 초구 150㎞ 투심패스트볼을 공략해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점수는 4-4 동점이 됐다.

계속된 득점 찬스에서 안치홍의 내야 안타 때 상대 실책에 힘입어 노진혁이 홈인하며 롯데가 승기를 잡았다.

앞서 3회 첫 타석에도 우전 안타를 쳤던 노진혁은 팀 승리의 발판을 놓는 활약을 했다.

경기 후에도 특유의 입담을 자랑했다.

노진혁은 “앞서 동희가 나가달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나가줘서 좋았다”라며 “나는 우중간을 넘길 줄 알았는데 타구가 날아가다가 떨어지더라. 구장에 고사를 지내야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시범경기까지만해도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10경기 타율 0.074로 부진했던 그는 정규시즌 개막 후 차차 제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노진혁은 “시범경기 때는 더 안 좋았는데 개막부터 감도 올라오고 타이밍도 조금씩 잡히고 있다”라며 “경기를 하며 할 수록 선수들끼리 자기 역할도 알다보니까 경기를 잘 풀어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도 자신감이 있었다. 노진혁은 “사실은 자신감있어서 홈런 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안 나가서 좀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고사를 지내야한다”며 농담을 이어간 노진혁은 타격감에 대한 에피소드를 살짝 전했다. 그는 “부모님이 저번주에 오셨는데 갑자기 밤 11시반에 경기장에서 나가시길래 뭐 하시나 했다. 그런데 야구장 주변에 막걸리를 뿌리셨다고 했다. 그 덕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진혁은 “지난해에도 초반에 너무 안 될 때 아내와 가족들이 창원NC파크 주변에 막걸리를 뿌린 적이 있다. 이번에도 ‘뿌리면 잘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뿌린 것 같은데 괜찮게 나왔다”라며 웃었다.

지난 겨울 4년 50억원이라는 조건에 가치를 인정받은 노진혁은 풀타임을 소화하면 얼마든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원이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안 아프게끔 준비를 잘 해왔다”며 “매 시즌 스프링캠프를 하면서 조금씩 아팠는데 올해는 한 번도 안 아파서 괜찮았다. 몸 상태가 더 좋아서 나도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노하우가 생겼다. 조금 무리가 된다 싶으면 절대 안 한다. 쉬는 날에도 야구장에 나와서 스트레칭을 꾸준히 한다”고 전했다.

현재 타순에 만족한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노진혁은 “나는 6~9번 타순이 내 자리인 것 같다. 거기서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코치님이 한 번은 2번 자리 물어보시길래 ‘망한 시즌 보고 싶으시면 올리시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노진혁의 이같은 뚝심은 롯데 타순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 노진혁 덕분에 상위부터 하위까지 거를 수 없는 타순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노진혁은 팬들이 부르는 ‘부산 갈매기’ 소리를 들으며 활약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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