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생’ 노진혁의 멀티히트 비결…“부모님이 사직구장 근처에 뿌린 막걸리”[스경XMVP]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NC에서 롯데로 이적한 내야수 노진혁(34)이 타격감을 자랑했다.
노진혁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7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삼진 등으로 팀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LG의 5연승을 저지하며 지난해 7월22일 KIA전부터 이어진 홈경기 4연패 사슬을 끊었다.
승부처는 6회였다. 2-4로 뒤처진 6회 1사 1·2루에서 투수는 임찬규에서 정우영으로 바뀌었다. 이어 한동희가 볼넷을 얻어 만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노진혁이 정우영의 초구 150㎞ 투심패스트볼을 공략해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점수는 4-4 동점이 됐다.
계속된 득점 찬스에서 안치홍의 내야 안타 때 상대 실책에 힘입어 노진혁이 홈인하며 롯데가 승기를 잡았다.
앞서 3회 첫 타석에도 우전 안타를 쳤던 노진혁은 팀 승리의 발판을 놓는 활약을 했다.
경기 후에도 특유의 입담을 자랑했다.
노진혁은 “앞서 동희가 나가달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나가줘서 좋았다”라며 “나는 우중간을 넘길 줄 알았는데 타구가 날아가다가 떨어지더라. 구장에 고사를 지내야할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시범경기까지만해도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10경기 타율 0.074로 부진했던 그는 정규시즌 개막 후 차차 제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노진혁은 “시범경기 때는 더 안 좋았는데 개막부터 감도 올라오고 타이밍도 조금씩 잡히고 있다”라며 “경기를 하며 할 수록 선수들끼리 자기 역할도 알다보니까 경기를 잘 풀어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도 자신감이 있었다. 노진혁은 “사실은 자신감있어서 홈런 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안 나가서 좀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고사를 지내야한다”며 농담을 이어간 노진혁은 타격감에 대한 에피소드를 살짝 전했다. 그는 “부모님이 저번주에 오셨는데 갑자기 밤 11시반에 경기장에서 나가시길래 뭐 하시나 했다. 그런데 야구장 주변에 막걸리를 뿌리셨다고 했다. 그 덕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진혁은 “지난해에도 초반에 너무 안 될 때 아내와 가족들이 창원NC파크 주변에 막걸리를 뿌린 적이 있다. 이번에도 ‘뿌리면 잘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뿌린 것 같은데 괜찮게 나왔다”라며 웃었다.
지난 겨울 4년 50억원이라는 조건에 가치를 인정받은 노진혁은 풀타임을 소화하면 얼마든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원이다.
그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안 아프게끔 준비를 잘 해왔다”며 “매 시즌 스프링캠프를 하면서 조금씩 아팠는데 올해는 한 번도 안 아파서 괜찮았다. 몸 상태가 더 좋아서 나도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노하우가 생겼다. 조금 무리가 된다 싶으면 절대 안 한다. 쉬는 날에도 야구장에 나와서 스트레칭을 꾸준히 한다”고 전했다.
현재 타순에 만족한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노진혁은 “나는 6~9번 타순이 내 자리인 것 같다. 거기서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코치님이 한 번은 2번 자리 물어보시길래 ‘망한 시즌 보고 싶으시면 올리시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노진혁의 이같은 뚝심은 롯데 타순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 노진혁 덕분에 상위부터 하위까지 거를 수 없는 타순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노진혁은 팬들이 부르는 ‘부산 갈매기’ 소리를 들으며 활약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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