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안 먹으려 열심히"…'152억 거물' 양의지, '스승' 김태형 앞에서 증명했다

김민경 기자 2023. 4. 1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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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안 먹으려고 열심히 했는데(웃음)."

양의지는 옛 스승 앞에서 돌아온 안방마님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며 152억원의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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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의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욕 안 먹으려고 열심히 했는데(웃음)."

KBO 역대 FA 최고액 선수도 스승 앞에서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같다. 두산 베어스 안방마님 양의지(36)가 스승 김태형 SBS스포츠 야구해설위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승타를 장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두산은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간 시즌 1차전에서 6-4로 역전승했다. 두산은 2연승을 달리며 시즌 6승(3패)째를 챙겼다.

3-3으로 맞선 7회말 양의지의 한 방이 돋보였다. 1사 후 허경민과 양석환, 김재환의 연속 안타로 만든 만루 기회. 양의지가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쳐 5-3으로 거리를 벌렸다. 앞선 타석에서 사구 이외에는 침묵했던 양의지는 결정적 한 방을 날린 게 기뻤는지 더그아웃으로 돌아왔을 때 손가락으로 장난스럽게 브이 자를 그려 보이며 크게 기뻐했다.

김 위원은 해설 도중 더그아웃에서 장난을 치는 양의지를 지켜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감정 표현을 하는 제자의 모습이 조금은 낯설면서도 기쁜 듯했다.

김 위원은 양의지가 처음 두산에 입단했을 때부터 인연을 이어왔다. 2015년 김 위원이 두산 감독으로 부임한 뒤 양의지가 2018년 시즌을 마치고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하기 전까지는 함께 황금기를 이끌기도 했다. 양의지는 김 위원과 함께 2015년과 2016년 2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 허경민 김태형 해설위원 ⓒ곽혜미 기자

양의지는 브이 세리머니와 관련해 "더그아웃에 들어와서 좋은 척을 안 했는데 동생들이 박수 쳐 주길래 좋은 척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오늘(11일) (김태형 위원에게) 욕 안 먹으려고 열심히 했는데 다행히도 4번쨰 타석에 안타를 칠 수 있었다. 다행인 것 같다. 요즘 계속 감이 안 좋아서 걱정을 좀 했다"고 덧붙였다.

결승타 상황과 관련해서는 "주자가 있을 때 나는 항상 배트 중심에 잘 맞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스가 좋아서 운 좋게 2타점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밝혔다.

두산은 지난해 9위의 여파인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하위권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대부분이었다. 지난 시즌 뒤 양의지에게 무려 4+2년 152억원을 투자했는데도 평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두산은 현재 6승3패로 LG 트윈스, NC 다이노스와 함께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 SSG 랜더스(6승1패)와도 1경기차에 불과하다.

양의지는 예상과 달리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팀 분위기와 관련해 "내가 예전에 있을 때는 항상 이 분위기였다. 작년에 얼마나 안 좋았는지 모르겠는데, 나는 잘 못 느끼겠다"며 이게 두산의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재환이가 정말 중심에서 잘 잡아주고 있고, (양)석환이나 (강)승호, (허)경민이가 중간에서 또 잘해주고 있다. 나는 야구장에서 그 친구들과 같이 재미있게 경기를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양의지는 옛 스승 앞에서 돌아온 안방마님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며 152억원의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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