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160승 도전 가로 막은 ‘2승 투수’… 승리 없어도 주인공이었다

김태우 기자 2023. 4. 1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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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한화의 경기에는 나름대로의 대기록 하나가 걸려 있었다.

KIA의 살아 있는 레전드, 양현종(35)의 KBO리그 통산 160승 도전이었다.

한화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우완 영건 남지민(22)이 대선배 양현종을 앞을 가로 막았다.

모든 한화 팬들의 박수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투구이자, 결과적으로 7이닝 3실점으로 잘 던진 양현종의 통산 160승을 끝내 막아낸 발판이 된 '통산 2승 영건'의 투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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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이닝 무실점 투구로 코칭스태프에 강한 인상을 남긴 남지민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한화의 경기에는 나름대로의 대기록 하나가 걸려 있었다. KIA의 살아 있는 레전드, 양현종(35)의 KBO리그 통산 160승 도전이었다.

160승은 송진우(통산 210승), 정민철(161승)이라는 두 명의 레전드만 가지고 있는 기록이다. 이에 도전하는 양현종의 컨디션도 비교적 좋아 보였다. 사실 지난 6일 노게임이 선언된 수원 kt전 당시에는 구위가 다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었다. 포심패스트볼 구속이 130㎞대 후반에서 140㎞대 초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며칠 더 준비한 이날은 달랐다. 예전의 양현종의 장점과 패턴을 상당 부분 되찾은 양상이었다.

양현종은 2회 선두 김태연에게 2루타를 맞은 뒤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3회부터 5회까지는 실점 없이 버텼다. 오히려 투구 내용은 더 깔끔해졌다. 선발투수의 호투 속에 KIA의 역전 흐름이 조금씩 만들어지는 전형적인 경기 양상. 그런데 KIA는 좀처럼 양현종에게 득점 지원을 해주지 못했다. 상대 투수의 구위에 눌렸다.

한화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우완 영건 남지민(22)이 대선배 양현종을 앞을 가로 막았다. 올해 첫 선발 등판을 한 남지민은 당초 4이닝 50~60구 정도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투구 수로 5이닝을 잡아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운이 좋아서 5이닝을 잡아먹은 게 아니었다. 최고 시속 152㎞, 평균 148㎞에 형성된 포심패스트볼은 힘은 있었다. 헛스윙을 많이 유도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힘에서 밀릴 수준도 아니었다. 많은 공이 파울이 됐다. 여기에 우타자 바깥쪽으로 크게 떨어지는 130㎞대 초반의 슬라이더가 예리했다. 슬라이더는 존 아래로 떨어지며 헛스윙을 유도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존으로 떨어지며 카운트를 잡기도 했다.

위기도 잘 넘겼다. 1회 선두 이창진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류지혁을 병살타로 요리했다. 4회에는 선두 류지혁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소크라테스를 병살로 처리했다. 나머지 2회와 3회, 그리고 5회는 삼자범퇴 이닝이었다. 5회까지 투구 수는 단 55구였다. 모든 한화 팬들의 박수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투구이자, 결과적으로 7이닝 3실점으로 잘 던진 양현종의 통산 160승을 끝내 막아낸 발판이 된 '통산 2승 영건'의 투구이기도 했다.

2020년 한화의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남지민은 팀이 전략적으로 키우는 선발 유망주다. 지난해 2승11패를 기록하는 험난한 와중에서도 재능 하나는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서는 빠졌지만, 외국인 선수 버치 스미스의 부상 이탈 속에 다시 기회를 얻어 이날 좋은 투구를 했다.

남지민이 한 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3피안타 이하, 1볼넷 이하, 그리고 무실점까지 네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올해 기대를 걸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비록 불펜이 승리를 날려 시즌 첫 승은 없었지만, 승리 이상의 강한 인상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했다. 팀도 우여곡절 끝에 연장 접전에서 5-4로 이기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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