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루는 여성혐오" 주장 女교수…모금 5500만원 사흘 만에 달성

/사진=텀블벅 펀딩 화면 갈무리

명예훼손 등으로 유튜버 보겸(본명 김보겸)에게 5000만원을 배상해야 하는 윤지선 세종대 교수가 수필집 모금을 통해 사흘 만에 목표 금액인 5500만원을 초과 달성했다.

11일 크라우드 펀딩사이트 텀블벅에 따르면 윤 교수의 '미래에 부친 편지 - 페미니즘 백래쉬에 맞서서' 수필집 모금에 이날 오후 10시 기준 2052명이 참여해 58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다.

해당 책은 '보이루' 논란이 본격화한 2021년 이후 사건을 둘러싼 정치·법조·언론계 반응과 이 과정에서 윤 교수가 겪은 경험을 정리한 책으로 알려졌다.

책에 대해 윤 교수는 "내가 쓰는 이 편지는 앞으로 존재할, 그리고 지금 역시 존재하고 있는 미래와 현재의 어린 여성 세대에게 부치는 것이요, 이 야만의 시대를 날카롭게 기록하는 투쟁의 일지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모금 목적이 신간 출판을 위한 것이 아닌 보겸에 대한 배상 비용 마련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모금 목표액에서 수수료 10%를 제외하면 보겸에게 배상해야 하는 금액과 일치해서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한 매체에 "후원금은 책을 만들들 때 든 비용과 보겸과 소송을 비롯한 다른 소송 비용, 지난 3년간 필요했던 비용 등에 사용될 것"이라며 "벌금을 보전한다기보다는 소송이 끝나고 난 뒤에 이걸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로서 책이 분명히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교수는 2019년 투고한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에서 보겸의 유행어 '보이루'가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단어와 '하이루(안녕)'의 합성어로 여성혐오적 표현이란 주장을 펼쳤다.

이에 보겸은 자신의 이름인 보겸과 인사말 하이루의 합성어라고 반박하며 윤 교수를 상대로 2021년 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보겸이 사용한 '보이루'란 용어에 여성 성기를 지칭하는 의미는 없었다며 윤 교수에게 명예훼손과 인격권 침해로 인한 위자료 5000만원을 보겸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1심 판결을 유지했고, 지난달 윤 교수가 상고를 취하하면서 판결이 확정됐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