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실점 대승'에 행복한 여자축구 벨 감독 "고기 회식할 거예요"

최송아 2023. 4. 11. 22: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잠비아에 10득점 2연승…"박은선 월드컵까지 '온실 속 화초'처럼 보호하고파"
잠비아 음와페 감독 "한국, 압박·전진패스로 좋은 경기…포스트 플레이 강점"
경기 시작 기다리는 콜린 벨 감독이 (용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1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축구대표팀 한국과 잠비아의 친선경기 2차전. 한국 콜린 벨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3.4.11 yatoya@yna.co.kr

(용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올여름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을 앞둔 '리허설'에서 잠비아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둔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은 모처럼의 무실점에 특히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벨 감독은 11일 경기도 용인의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평가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한국어로 "저는 많이 만족한다. 퍼포먼스 괜찮았고, 결과도 괜찮다"며 "5-0이라는 결과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이금민(브라이턴)의 해트트릭과 박은선(서울시청)의 멀티 골에 힘입어 잠비아를 5-0으로 완파했다.

7일 수원에서 열린 1차전(5-2)에 이어 두 경기 연속 5득점 대승이다.

특히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뉴질랜드와의 원정 평가전(1-0 승) 이후 5경기 연속 실점, 최근 4경기에선 2실점 이상을 기록하다가 이날은 무실점 경기를 남겼다.

벨 감독은 "'클린 시트'는 아주 중요하다. 무실점하면 커피나 케이크, '그릴 바비큐' 등 회식을 하는데, 다음 소집 때는 신용카드를 가져와야 할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우리가 지난 4경기에서 10골을 실점했는데, 그건 '콜린 벨의 팀'이 아니다. 제 경력에서 맡은 팀은 어디든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를 자랑해왔다"며 "잉글랜드 등 강팀과 경기한 영향도 고려해야겠지만, 최근 우리는 그런 모습을 잃었다. 이기려면 경기당 3골이 필요하다는 얘기인데, 적은 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수들과 인사하는 콜린 벨 감독 (용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1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축구대표팀 한국과 잠비아의 친선경기 2차전. 5대0으로 승리한 한국 콜린 벨 감독이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3.4.11 xanadu@yna.co.kr

그러면서 벨 감독은 "우리는 좋은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는 팀인 만큼 충분히 잘 살리고, 수비적으로는 탄탄하게 잘 만들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2연전에서 '에이스' 지소연(수원FC) 없이 대량 득점과 연승을 거둔 것도 대표팀으로선 큰 성과다. 지소연은 지난해 11월 수술을 받은 발목이 좋지 않아 이번 2연전 모두 결장했다.

벨 감독은 "팀 내 경험 있는 선수들이 한 발 더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2경기 동안 선수들이 그런 역할을 잘 수행했다. (지난해 11월) 뉴질랜드와의 평가전 때도 지소연이 없었는데, 당시 이민아가 잘해준 것처럼 이번 경기에서도 선수들이 잘 메꿔줬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장신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의 부활 역시 성과로 꼽을 만했다. 벨 감독 체제에서 다시 대표팀에 발탁되기 시작한 박은선은 1차전에서 9년 만의 A매치 득점포를 가동하고 이날은 멀티 골을 폭발했다.

헤딩 패스하는 박은선 (용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1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축구대표팀 한국과 잠비아의 친선경기 2차전. 박은선이 헤딩으로 이금민에게 패스를 하고 있다. 2023.4.11 yatoya@yna.co.kr

벨 감독은 "박은선을 처음에 발탁했을 땐 '15∼20분 정도를 원한다'고 했지만, 이후 노력하며 더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1차전에 이어 오늘 좋은 기동력과 버티는 능력을 보여줬다"며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월드컵 전까지 '온실 속의 화초'처럼 보호하고 아끼고 있다가 내보내고 싶다"고 신임을 보였다.

벨 감독은 이번 잠비아와의 2연전이 같은 아프리카 팀인 모로코보다는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콜롬비아에 대비한 성격이 더 짙다고 의미를 두기도 했다.

그는 "얼마 전 콜롬비아가 프랑스와 경기한 것을 봤는데, 2-5로 지긴 했으나 60분까지 대등하게 우위를 점하는 경기를 하더라"며 "우리의 초점은 콜롬비아에 맞춰져 있고, 콜롬비아전은 체력적으로 많은 것을 요구하고 힘든 경기가 되리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비아에 대해선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었다. 개인 능력이 좋은 선수가 많다. 제가 클럽을 맡고 있었다면 관심을 가질 만한 선수도 있었다"며 "아프리카에 좋은 선수들이 많고 미래 전망도 밝다고 느낀다"는 덕담을 잊지 않았다.

7일 수원에서 열린 1차전 때 벨 감독과 인사하는 음와페 감독(왼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5골을 내주고 완패한 잠비아의 브루스 음와페 감독은 "두 경기에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우리가 한국보다 느렸다는 것"이라며 "페널티킥을 여러 차례 허용한 것도 아쉽다"고 되짚었다.

음와페 감독은 "한국은 강한 압박과 전진 패스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특히 장신 공격수를 바탕으로 한 포스트 플레이에 강점을 보였다"며 "1차전 후반에 박은선의 투입 이후 어려운 경기를 했기에 이번 경기를 준비하며 미팅으로도 얘기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대비가 잘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두 경기 모두 졌지만, 보완할 점을 배웠고 발전할 방향을 확인했기에 나쁜 결과라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songa@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