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득점’ 박은선 부활, 벨도 감격했다 “월드컵까지 보호하고 아끼고파” [현장 일문일답]
[스포츠서울 | 용인=김용일기자] “박은선 월드컵까지 보호하고 아끼고 싶다.”
1986년의 베테랑, 180cm 장신 공격수 박은선(서울시청)의 화려한 부활에 콜린 벨 감독도 감격해하며 말했다.
벨 감독이 지휘하는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7위 여자축구대표팀은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잠비아(73위)와 A매치 평가전 2차전에서 5-0 대승했다. 나흘 전 수원에서 열린 1차전에서 5-2로 이긴 여자대표팀은 1,2차전 2경기에서 10골 화력쇼를 뽐내며 웃었다.
‘벨 호’는 지난 2월 잉글랜드에서 열린 친선대회 아널드 클라크컵 3경기에서 모두 두 골 이상 내주며 패배를 떠안은 적이 있다. 이날 릴레이포와 더불어 모처럼 무실점 승리를 거두면서 월드컵을 향한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한국 여자 축구는 오는 6월 예정된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본선에서 독일, 모로코, 콜롬비아와 한 조에 H조에 묶였다. 잠비아는 ‘가상의 모로코’로 불렸다. 모로코는 H조 최약체로 꼽힐 만큼 한국이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다. 잠비아 전력이 기대만 못했지만 한국은 1,2차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한국은 2차전에서 유럽파 이금민(브라이턴)이 페널티킥 2골을 포함해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또 지난 1차전에서 9년 만에 A매치 골맛을 본 ‘박라탄’ 박은선(서울시청)이 전격 선발로 출전해 장기인 헤더를 포함해 멀티골을 넣으며 날아올랐다.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 이후 지난해 7년 만에 벨 감독 부름을 받아 대표팀에 복귀한 박은선은 갈수록 팀에 녹아들고 있다. 그는 이날 득점으로 한국 여자 축구 최고령 A매치 득점 기록을 만 36세107일로 경신했다. 벨 감독은 “지난해 6월 캐나다 원정에서 박은선에게 ‘너에게 원하는 건 15분, 20분 정도’라고 했다. 이후 그가 강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월드컵 전까지 온실 속 화초처럼 보호하고 아끼다가 내보내고 싶다”며 중용을 예고했다.
다음은 벨 감독과 일문일답
- 잠비아와 1,2차전 소감은?
2경기 모두 경기력에 만족한다. 오늘은 5-0, 행복하다. (잠비아는 가상의 모로코였는데 자신감이 생겼나?) 아프리카 팀이기에 모로코전 시뮬레이션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잠비아는 다른 스타일을 지녔다. 오히려 콜롬비아와 유사한 것 같다. 얼마 전 콜롬비아가 프랑스와 경기한 것을 봤다. 콜롬비아가 졌지만 60분까지 우위를 점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월드컵 1차전) 콜롬비아전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콜롬비아는 피지컬적으로 많은 것을 요구한다. 터프한 경기가 될 것이다.
- 잠비아는 어떤 팀이었나.(잠비아 기자 질문)
잠비아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다. 3~4명 앞에 빠른 선수가 있다. 하지만 잠비아의 높은 수바 라인이 우리에게 이점이 됐다. 그럼에도 잠비아엔 개인 기술이 좋은 선수가 준비하고 있다. 그들이 내 생각엔 여자 축구에 있는 많은 구단이 관심을 가질 것 같다. 내가 (클럽)팀을 맡았다면 흥미를 둘만한 선수가 있지 않을까.
- 수비수 김혜리의 킥으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많이 두드려서 효과를 봤는데.
김혜리는 항상 잘 한다. 주장으로도, 선수로도, 사람으로도 매우 좋은 선수다. 큰 잠재력을 지닌 선수다. 매 경기 100%를 해낸다. 그는 오른쪽 사이드백이나 센터백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완벽한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 (평가전이나) 선발진을 막판까지 유지했다. 교체 카드를 많이 안쓴 이유는?
교체는 경기 성격에 따라 다르다. 오늘은 시작부터 흐름이 좋았다. 또 잠비아는 언제든 득점할 수 있다. 선발 선수가 좋은 흐름 속에 조직적으로 잘 하는데 흐러뜨리고 싶지 않았다. 1차전 땐 천가람, 박은선을 이른 시기에 교체 투입해 변화를 유도했는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경기 성격에 따라 다를 뿐이다. 오늘 뛴 선수나, 뛰지 않은 선수 모두 1,2차전 잠비아와 경기 결과를 얻는 데 충분히 기여했다고 본다. 모두 훈련에 잘 참해줬다. 그 덕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
- 한국은 FIFA랭킹 상위권이다. 아프리카 팀은 그렇지 않다. 월드컵과 같은 주요 대화 나갔을 때 아프리카 팀이 조별리그 통과, 8강을 넘어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잠비아 기자)
최근 남녀 축구 통틀어서 아프리카 팀이 좋은 모습을 보인다. 특히 남자 축구는 좋은 선수를 배출하고 있다. 여자 축구는 이제 막 올라서는 단계다. 좋은 선수가 많이 나오고 있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통해 카메룬, 잠비아, 모로코 등을 보고 있다. 이 팀을 보면서 느낀 건 좋은 선수가 많고 미래 전망이 밝다고 느껴진다. 물론 소속협회의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
- 박은선이 적지 않은 나이다. 2차전은 거의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박은선은 굉장히 열심히 해줬다. 지난해 6월 캐나다 원정에서 처음 함께했다. 그때 “내가 너에게 원하는 건 15분, 20분 정도”라고 했다. 그런데 그 이후 그가 지속해서 강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1차전 때 너무나 잘해줬고, 오늘 2차전엔 기동력, 버티는 능력 다 좋았다. 욕심으로는 월드컵 전까지 온실 속 화초처럼 보호하고 아끼다가 내보내고 싶다.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건 손화연이다. 박은선이 돋보이기 위해 그가 볼이 있을 때 없을 때 많이 움직이며 맞춰주려는 게 보이더라. 그런 노력도 칭찬하고 싶다.
- A매치 6경기 만에 무실점도 의미가 있는데.
무실점하면 늘 선수를 데리고 고깃집에서 회식하거나 카페에 가서 커피를 사준다. 다음 소집 땐 신용카드를 가져와야할 것 같다.(웃음) 진지하게 말하면 최근 우리는 4경기에서 10실점했다. 스스로 ‘콜린 벨 팀’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내 (지도자) 경력에서 맡은 어느 팀이든 최고 수준의 수비를 자랑했다. 남자 축구에만 국한한 게 아니라 여자 축구도 그랬다. 최근 몇 경기에서는 그런 모습을 잃은 것 같다. 물론 강 팀과 상대했다. (2월) 아널드 클라크컵 잉글랜드전에서 나온 PK 장면과 실점, 이탈리아전 때 (상대가) 오프사이드 위치였음에도 실점한 것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그것을 빼도) 8실점이다. 그 뜻은 (이기려면) 매 경기 3골씩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적은 숫자가 아니다. 수비적으로 조금 더 타이트하게 잘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 (부상입은) 지소연 없이 2경기를 치렀는데.
지소연의 공백으로 팀 내 경험 있는 선수가 한 발 더 나서야 했다. 2경기에서 충분히 했다고 본다. 오늘 경기에서 뛴 중앙 미드필더는 우리 팀에서 가장 어린 선수(배예빈)였다. 훌륭하게 해줬다. 지소연은 꼭 필요하다. 그가 월드컵 전에 완벽하게 복귀하기 위해서 몇 주 동안 충분히 회복하기를 바란다. 지소연이 없을 때가 또 있었다. 지난해 뉴질랜드에 갔을 때다. 그때도 그가 부상이었다. 당시엔 이민아가 (지소연의 몫까지) 매우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가 대표팀에서 뛴 경기 중 가장 잘했던 기억이다. 즉 누군가가 지속해서 메워야 하는데 1,2차전에서 여러 선수가 (지소연 위치에서) 잘 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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