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올해 성장률 전망치 1.5%로 낮춰···세계 경제도 ‘장기 침체’ 우려
국제통화기금(IMF)이 석달만에 올해 한국 성장률을 0.2%포인트 낮췄다. 내년 성장률도 0.2%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상저하고’가 될 것이라는 한국정부의 전망과 달리 내년까지 경기가 좋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IMF는 세계적인 금융시장 불안을 거론하며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특히 5년뒤 세계 경제 성장률을 4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3.0%로 예측하면서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에 접어들 가능성을 내비쳤다.
기획재정부가 11일 공개한 IMF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IMF는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월 전망(1.7%)보다 0.2%포인트 낮춘 1.5%로 추계했다. IMF는 연중 네 차례 국가별 경제 성장률을 추계하는데 4월과 10월에는 전체 회원국을, 1월과 7월에는 주요 30여개국 대상으로 경제 전망을 내놓는다.
이날 공개된 수치는 국내외 주요 기관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최근 심화되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기재부(지난해 12월)와 한국은행(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월)는 지난달까지 연달아 1.6%의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는데 이날 IMF의 전망은 이보다도 소폭 낮았다. 내년도 국내 경제 성장률 역시 기존(2.6%)보다 0.2%포인트 낮아진 2.4%로 전망됐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역시 지난 1월(2.9%)에 비해 0.1%포인트 낮춰 2.8%로 전망했다. 최근 높아지고 있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실물 시장으로 파급될 가능성 등이 고려된 결과다.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0%로 추계되면서 이 역시 지난 전망(3.1%)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졌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1.6%로 집계되며 1월 전망(1.4%)에 비해 소폭 올랐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이 포함된 유로존(0.8%)과 영국(-0.3%)의 성장률 전망치 역시 1월 대비 상향 조정되면서 선진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1월보다 0.1%포인트 오른 1.3%로 집계됐다.
반면 인도(5.9%), 브라질(0.9%), 남아공(0.1%) 등은 1월 전망에 비해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면서 신흥국 전망치는 1월 대비 0.1%포인트 내린 3.9%로 집계됐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월과 같은 5.2%였다.
IMF는 또 세계 경제의 중기성장률(5년 뒤 성장률)이 3.0%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1990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전망치다. 세계 경제가 향후 장기 침체에 접어들 가능성을 시사한 것인데, IMF는 당장 올해 세계경제 여건부터 “험난한 회복 과정(A Rocky Recovery)”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MF는 지난해부터 불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경제 분절화, 인플레이션 등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실리콘밸리 은행 및 크레디트스위스 사태 등 금융시장 불안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장 장기 침체를 걱정할 상황까지는 아니라고 봤다.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지만 내년부터는 전반적인 회복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금리 인상 효과가 시차를 두고 신흥국 시장을 강타하게 되는데 (3.0%의 장기성장률은) 이 같은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2018년과 2019년에도 이에 근접한 전망이 나오기도 한만큼 크게 걱정할만 한 숫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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