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떠나는 노인들…탈성매매 조례 ‘사각지대’

최진석 2023. 4. 1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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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창원 서성동 집결지 문화공원 사업 속보 이어갑니다.

문화공원 사업의 큰 취지 가운데 하나는, 불법 성매매를 근절하고 종사 여성들에게 새 삶을 열어주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지원 조례까지 만들어졌지만, 정작 지원을 받은 여성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고령 여성들은 지원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의 이야기, 최진석 기자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관절염 탓에 심하게 굽은 발가락 마디, 70대 여성 A씨는 창원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에서 50대 후반부터 성매매를 했습니다.

지금은 성매매를 하지 않지만, 다른 곳보다 저렴한 월세에 이곳에 계속 머무르고 있습니다.

[A씨/서성동 집결지 거주 여성/음성변조 : "(저는) 국민(초등)학교 1학년도 못 갔습니다. 저는. 요새 공부 많이 한 사람 보면 부러워. 너무 내가 부러워."]

빨간 등이 켜진 비좁은 방.

화장실조차 없는 이곳에 70대 여성 B씨가 홀로 살고 있습니다.

사회 적응이 어려웠던 B씨는 20년 가까이 이곳에서 성매매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B씨/서성동 집결지 거주 여성/음성변조 : "술 취한 사람들 와서 말 걸면 무섭지. 여건이 안 따라주니까 (못 그만둬요.)"]

창원시는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추진하며, 2020년 7월, '탈성매매 지원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성매매 피해 여성들에게 생계와 주거, 직업 훈련비 등 최대 2,200만 원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집결지 뒷골목에서 성매매를 하던 고령의 여성 10여 명은 아예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기초생활수급자로, 다른 법에 따라 지원을 받게 되면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도록 한 조례 조항 때문이었습니다.

설령, 지원 대상이 된다고 해도, 단기간 직업 훈련 위주인 지원이 고령의 여성들에게는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신정/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장 : "자활을 위한 직업 훈련계획도 (지원 대상) 심의를 위한 선정위원회에 들어가야 하는데, 고령 여성의 경우에는 새로운 직업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라…."]

2021년 기준 서성동에 남아있던 성매매 종사 여성은 80여 명.

이 가운데 창원시 자립 지원을 받은 여성은 10여 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여성들이 탈성매매에 성공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

최진석 기자 (c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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