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도, 동생들도...나무랄 곳 없던 벨호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2023. 4. 1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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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아 2차전서 5대0 완승거둬

이금민 해트트릭·박은선 2G1A

패널티킥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하고 있는 이금민 [연합뉴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주전 공백에도 불구하고 잠비아에 5대0 완승을 거두며 다가오는 올여름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전망을 밝혔다.

한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FIFA 랭킹 17위)은 11일 오후 7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세계 이마트 초청 여자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2차전에서 이금민(브라이턴)의 해트트릭과, 박은선(서울시청)의 멀티골에 힙입어 잠비아(FIFA 랭킹 77위)를 5대0으로 완파했다.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만날 모로코(FIFA 랭킹 73위)에 대비한 두차례 평가전에서 10골을 쏟아내며 웃을 수 있었다.

흰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로 이루어져 태극기와 비슷한 여성 대표팀 전용 원정 유니폼을 처음으로 착용한 선수들은 1차전 5대2 승리보다 더욱 나은 결과를 위해 뛰었고, 똑같이 5골을 득점하면서도 뒷공간을 허용하며 2골을 내줬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도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것이 반가운 부분이다. 발목 부상에서 회복중인 에이스 지소연(수원FC)이 뛰지 못했고, 이밖에도 공격에서 최유리(현대제철), 수비에서 임선주(현대제철), 심서연(수원FC) 등도 부상이었다. 아예 이번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이민아, 강채림, 장창(이상 현대제철), 이영주(한양여자대학) 등까지 고려하면 플랜 B를 연습해보는 좋은 기회로 작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격을 빛낸 것은 언니들이었다. 주도권을 갖고도 득점이 터지지 않던 전반 33분, 이금민은 장슬기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금민은 후반 초반에도 박은선(서울시청)의 헤딩 패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출렁였고, 후반 32분 또 한 번 얻은 페널티킥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성공시키며 해트트릭을 완성할 수 있었다. 마지막 패널티킥을 얻어내는 과정에서는 이 날 144번째 출전으로 지소연과 함께 한국 여자 축구 A매치 최다 기록 타이를 이룬 조소현(토트넘 홋스퍼)의 정교한 패스와 손화연(현대제철)의 돌파도 돋보였다.

박은선이 헤딩으로 팀 다섯번째 골을 넣고 동료선수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181cm 장신을 자랑하는 박은선의 존재도 못지 않게 위협적이었다. 17세던 2003년 A매치에 데뷔한 후 한국 여자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였다가 부상 등으로 2014년 이후 대표팀에서 활약이 없던 그였지만 이번 2연전의 활약은 독보적이었다. 1차전서 무려 9년 만에 A매치 골을 기록하며 복귀를 알린 박은선은 이번에도 강력한 피지컬을 활용해 상대 수비를 압도했다. 전반에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가볍게 깨면서 팀의 두번째 골을 기록했고, 후반에는 어시스트에 이어 종료 직전 헤딩 쐐기골까지 터트리면서 웃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최고령 A매치 득점 기록을 36세 107일로 늘린 박은선이 좋은 페이스를 월드컵까지 유지할 수 있다면 벨 호에 더 좋은 소식도 드물다.

게다가 유망주 동생들도 좋은 몸놀림을 선보이며 언니들의 뒤를 이었다. 1차전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했던 2002년생 천가람(화천 KSPO)이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고, 1차전 후반 추가시간 A매치 데뷔를 했던 2004년생 배예빈(위덕대)은 깜짝 선발로 기회를 받으며 경험을 쌓았다. 베테랑의 성과와 유망주의 경험쌓기까지 모두 이뤄낸 경기였다. 대표팀은 이제 6월 다시 소집되어 7월 25일 콜롬비아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두차례 평가전을 더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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