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해가 꼭짓점?…경기침체·취약계층 빚 부담 우려
[앵커]
7번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던 한국은행이 지난 2월에 이어 이번에도 금리를 연 3.5%로 동결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꺾이고 수출은 큰 폭으로 줄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금리를 더 올리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겁니다.
여기에, 기름값과 공공요금이 오르면서 물가를 더 자극할 수도 있는데다 미국 금리가 더 오를지도 모르니 지켜보자는 의미도 강합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선 올해 안에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원단가공 사업을 하고 있는 이동현 씨, 개업하자마자 터진 코로나19 여파에 은행대출을 받아야 했습니다.
1년에 걸쳐 빌린 돈만 7억 원입니다.
[이동현/중소기업 대표 : "이자로만 해서 1년에 한 5천만 원 돼버리니까 이거 뭐 눈이 뒤집히는 거야."]
세입자에게 받은 전세보증금까지 헐어 4억 원을 갚았지만, 결국, 5명이던 직원도 모두 내보냈습니다.
[이동현/중소기업 대표 : "일이 조금씩 있는 회사들이 있어요. 그런데 조금씩 해서는 결국은 적자거든요. 근데 그걸 줄일 수도 없어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야, 주변에. 그러니까 빚은 계속 늘어나죠."]
실제로 한국은행 기준 금리가 1년 동안 두 배 정도 오르면서 빚을 진 기업과 자영업자의 부담은 커졌습니다.
소비가 살아났다지만, 체감하긴 어렵습니다.
[카페 운영 자영업자/음성변조 : "고금리 때문에 사람들 소비 행태가 완전히 바뀌어 가지고 사람들이 일단 지갑을 안 열어요. (매출이) 지금 오히려 더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일부 민간경제연구소와 금융기관들이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내릴 거라는 전망을 하는 배경입니다.
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런 기대를 잠재우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 "물가가 충분히 (예상치) 이하로 떨어져서 중단기 목표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금리 인하에 관한 논의는 안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요. 금리 인하에 관해서 언급하는 것 자체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중앙은행이 돈을 더 풀거란 시장의 기대가 오히려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불안정한 물가를 잡으면서 불확실한 경기도 동시에 신경 써야 하는 고민스런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김지훈
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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