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민 회초리 맞으며 의원 정수 늘리는 변화의 길 가야”, 국민의힘 “의원 100명가량 감축을 총선 당론으로 추진하겠다”
여야는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하는 국회 전원위원회 둘째날인 11일에도 지역구 및 비례대표제 개선 방안과 의원 정수에 대한 논의에서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면서 비례대표 의석이 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뜻’을 강조하며 비례대표와 의원 정수 축소를 강조했다.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전원위에서 “현행 47석을 둔 채 권역별 병립형으로 바꾸면 대구·경북과 호남·제주의 권역별 의석은 5석으로, 정당득표율 20%를 얻어야 안정적으로 1석을 얻고 적어도 10% 이상이어야 1석이라도 희망이 있다”며 “소수정당의 국회 진입은 더욱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든지(지역구 감소), 국민의 회초리를 맞아가며 (의석수를 늘려) 변화의 길로 갈지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 진짜 뜻과 명령은 국회의원 정수를 감축하고 비례대표 역시 대폭 축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조경태 의원은 “국회의원을 약 100명 줄이는 것을 내년 총선 당론으로 정하도록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소수정당으론 유일하게 전원위에 참여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주권자의 의사를 선거제도가 왜곡하고 있다. 그 악순환을 정상화하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더 살펴봐달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위성정당 문제가 있는 준연동형 비례제 대안으로 한 선거구에 4인 이상을 뽑는 대선거구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종민 의원은 “1명을 뽑는 선거를 하면 주력 양당이 번갈아 ‘단독 과반수’ 정치를 한다. 여러 명을 뽑는 선거를 하면 다양한 정당이 나와 ‘연합 과반수’ 정치로 간다”며 “여러 세력이 연대해 과반을 만들어야 오만과 독주에 빠지지 않고, 대화와 타협으로 더 좋은 결정을 한다”고 주장했다.
소선거구제는 그대로 두고 비례제를 바꾸거나 보완책을 마련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서영교 의원은 경북 포항에 7번 출마했다 7번 낙선한 고 허대만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을 언급하며 “석패율제(지역구에서 아깝게 떨어진 후보를 비례대표로 뽑는 제도)와 권역별 비례제를 통해 지역주의를 타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대도시에만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도농복합형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양수 의원은 “도시 지역은 4~6인을 뽑아 사표 최소화라는 중대선거구제 장점을 살리고, 농산어촌은 지역 대표성 확보를 위해 1인 선거구 유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당이 다소 앞서는 수도권에만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으로 들린다.
지역소멸에 대해선 민주당의 호남 지역구 의원들도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소병철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현행 제도면 수도권 국회의원이 최초로 지역구 과반이 되고, 광역시까지 포함하면 70%”라며 “수도권과 광역시 외 지역에 면적에 비례한 가중치를 두는 등 인구 기준의 예외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조미덥·김윤나영·정대연·탁지영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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