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클록’ 도입한 MLB, 경기시간 31분 단축

장민석 기자 2023. 4. 1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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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여가 생활(American Pastime)’이란 수식어가 붙는 야구는 미국에서 갈수록 젊은 층 외면을 받고 있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가 2020년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를 조사한 결과, 18~29세에선 풋볼(미식축구)이 32%로 가장 높았고, 야구는 농구(29%)와 아이스하키(8%)보다 낮은 7%에 그쳤다. 반면 55~64세는 17%, 65세 이상은 25%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가 야구라고 답했다.

빠르고 화끈한 장면을 기대하는 젊은 스포츠 팬들에게 3시간 가까운 긴 경기 시간은 진입 장벽이 된다는 분석이다. MLB(미 프로야구) 사무국이 올 시즌부터 투수와 타자에게 ‘제한 시간’을 주는 피치 클록 규정을 도입한 이유다.

투수는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으면 20초 이내에 공을 던져야 한다. 제한 시간을 넘기면 볼이 선언된다. 반대로 타자는 투수의 투구 제한 시간이 8초가 남기 전까진 타석에 들어가 타격 자세를 취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스트라이크가 주어진다.

선수들 준비 동작이 간소해지자 경기 시간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AP통신은 11일 “개막 이후 지난 10일까지 치른 경기 평균 시간은 2시간 38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시간 9분보다 31분이 단축됐다”며 “이는 1984년 2시간 35분 이후 가장 짧은 기록”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MLB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4분, KBO리그는 3시간 11분이었다. 지난 141경기에서 피치 클록 위반 125건이 나왔는데 투수가 85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다른 조치인 ‘수비 시프트(shift) 금지’는 ‘타고 투저’ 효과를 내고 있다. 새 규정에 따라 포수와 투수를 제외한 내야수들은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까지 2루를 기준으로 양쪽에 2명씩 서 있어야 한다. 전처럼 타자 타격 성향에 맞춰 내야수들을 한쪽에 몰아 배치하지 못하게 했다. 그 덕분인지 리그 평균 타율은 0.249로 지난해 같은 기간(0.233)보다 1푼 6리가 올랐다. 또 1·2·3루 베이스는 각 측면 기준 종전 15인치(38.1cm)에서 18인치(45.72cm)로 늘렸는데 이로 인해 경기당 도루 성공 개수가 1.0개에서 1.3개로 늘었고, 성공률도 74%에서 79.6%로 증가했다.

이런 과감한 시도는 팬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개막일인 지난달 31일,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인 MLB.TV는 시청 시간 1억7200만분(分)을 기록했다. 이는 종전 하루 최고 기록인 1억2100만분보다 42% 늘어난 수치다. 지난 2일 폭스스포츠가 중계한 두 경기 평균 시청자 수는 220만명으로, 작년보다 10%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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