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확실성 커…금리 묶어둔 채 ‘추가 인상’ 여부 판단
올해 성장률, 1.6% 소폭 하회 전망…물가 상승률은 3.5% 유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3.5% 수준에서 2회 연속 동결했다.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현 수준에서 금리를 묶어둔 채 앞으로의 물가 경로 및 경기 둔화 정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인한 금융 불안 등을 살펴가며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을 통해 “물가 상승률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주요국에서 금융 부문의 리스크(위험)가 증대되는 등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크다”며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 둔화 속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한은이 지난해 가파르게 금리를 올린 가장 큰 이유가 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4.2% 수준까지 내려왔다. 또 2분기에는 3%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기 둔화와 금융 불안을 살필 필요가 더 커지고 있어 금리 동결에 힘이 실렸을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종전 전망치 1.6%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했는데, 올 1분기에는 소폭 플러스 성장에 그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 3.5%를 그대로 유지했다.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격차는 미국 금리 상단 기준으로 1.50%포인트로 유지됐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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