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뒤덮은 화염…“죽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윤아림 2023. 4. 1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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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릉 지역 주민들, 또 주변을 지나던 많은 분들이 피해가 더 커지는 걸 막기 위해 KBS로 소중한 정보와 영상들을 보내주셨습니다.

윤아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화염에 휩싸인 도로.

주변은 연기로 가득 차 대낮인데도 햇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고, 낮인지 밤인지 구분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차량 앞 가득한 불꽃을 뚫고, 운전자는 헤드라이트 불빛에 의지해 간신히 도로를 빠져 나옵니다.

그나마 빠져나온 바깥 도로 역시 매캐한 연기로 가득 차 있고, 곳곳에 재가 날립니다.

[김영기/강원도 강릉시 송정동 : "'더 이상 있으면은 죽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차를 돌려서 왔던 방향으로 그냥 무조건 앞으로 나왔어요. 나중에 보니까 차 천장에 페인트가 불에 다 녹았더라고요."]

강릉 일대에는 하루 종일 강한 바람이 이어졌습니다.

불은 바람을 타고 민가 아래까지 내려왔고, 대피소 인근에서도 뿌연 연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경래/강릉시 교동 : "내가 서 있을 때 내가 몸무게가 한 80~90kg 나가는데 사람이 내가 이렇게 휘청거릴 정도로 바람이 불었으니까요. 그때 당시에."]

빨간 불길과 시커먼 연기가 건물을 집어삼킵니다.

소방대원들이 도착했지만, 불은 이미 건물을 삼켜버렸습니다.

강한 바람 탓에 산에서 시작된 불길이 주택과 펜션으로 옮겨 붙은 겁니다.

해안로 옆에 위치한 펜션에도 불길이 번졌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연기가 가득합니다.

[유영창/서울시 금천구 : "앞에까지 불이 열기가 와 가지고 에어컨 실외기가 막 불 붙고 그리고 앞 유리창 통 유리창이 깨지고 금가고 있더라고요."]

도로에 세워져 있던 차량에도 불이 옮겨붙었습니다.

소방대원이 물줄기를 쏘아대보지만, 거센 바람을 타고 불길은 계속 번져만 갑니다.

강한 바람에 소방대원조차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합니다.

건물이 있던 자리는 시커멓게 탔고, 꺼지지 않은 불씨가 남아있습니다.

[권오두/강릉시 박월동 : "다 그렇게 아주 폭삭 폭삭 다 완전히 재만 남았어요. 너무 처참하네요 순식간에..."]

진화 활동과 현장에 내려진 빗줄기 등으로 큰 불길은 잡혔지만, 8시간가량 이어진 산불은 곳곳에 적지 않은 피해를 남겼습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영상편집: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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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림 기자 (a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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