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처리' 아파트까지 등장…부동산 불안에 기준금리 '동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3.5%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동결입니다. 새 아파트가 안 팔려 '땡처리'에 나설 정도로 부동산이 가라앉은 데다가 수출도 7개월 째 줄어들 정도로 나빠진 경기를 감안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오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1년전 분양을 시작한 서울 수유동의 아파트는 지금도 절반 넘게 안 팔렸습니다.
결국 가격을 원래보다 40% 가까이 내리기로 했습니다.
대구에선 입주 후 2년 뒤에 집값이 떨어지면, 다시 사주겠다고 약속하는 새 아파트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미분양이 쌓이자 건설사들이 잇따라 '땡처리'에 나선 겁니다.
새로 지은 집이 안 팔리자, 여기에 PF대출로 돈을 댄 저축은행과 증권사가 휘청할 거란 우려도 큽니다.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년 만에 17조3천억원 늘었고, 연체율도 세 배나 올랐습니다.
오늘 한국은행이 두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건 내수의 핵심인 부동산시장이 불안해지는 걸 막기 위한 측면이 큽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 금리를 동결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가 좀 줄었으면 하는 것이 생각이고요.]
수출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걸로 보입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수출액은 1년전보다 8.6% 줄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세입니다.
물가가 여전히 높지만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는 걸 감안하면 당분간은 한은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허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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