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인기 때문에" '병역회피' 라비·나플라의 비겁한 변명[이슈S]
[스포티비뉴스=공미나 기자] 군 복무로 인한 거액의 위약금 때문에, 뒤늦게 얻은 인기 때문에. 래퍼 라비(김원식, 30)와 나플라(최석배, 31)가 병역 의무를 회피하려 한 이유였다.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김정기 판사는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라비, 나플라 등에 대한 1차 공판 기일을 진행했다.
라비는 그루블린 공동대표 김모 씨와 공모해 2021년 병역 브로커 구모 씨를 만나 5000만원 상당의 계약을 맺고 허위 뇌전증 진단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병역 기피를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나플라도 김 대표, 구 씨와 공모해 병역 면탈을 모의한 혐의 등을 받는다.
공소장에 따르면 라비는 2012년 병역 관련 신체검사에서 3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대학교 재학, 피부 질환 등을 이유로 병역을 연기했다. 2021년 이후 병역 연기가 더 불가능해지자 서울지방병무청에 ‘추후 입정을 충실히 하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날 라비와 나플라는 모든 공소 사실을 인정했다. 검찰은 라비에게 징역 2년, 나플라에게 징역 2년 6월을 구형했다. 범죄에 가담한 김 대표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병역 브로커와 조직적으로 뇌전증, 우울증 등을 이유로 장기간에 걸쳐 병역 이행을 연기하려 하고 소집해제를 신청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며 “수사 당시 객관적 근거가 제시되기 전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두 사람이 병역을 기피하려 했던 이유는 결국 돈과 인기였다. 자신이 그루블린 공동대표라고 소개한 라비는 “당시 저는 호사에서 유일하게 수익을 창출하는 아티스트였다”며 소속사 직원들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이전 체결한 계약이 코로나로 이행이 늦춰지고 있었다. (군 입대 시) 거액의 위약금이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복무 연기가 간절해 어리석고 비겁한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다.
라비의 변호인 또한 “누군가에게는 20대 젊은 시절이 인생의 정점이고, 그 시기가 지나면 직업적 생명이 마감된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최근 아이돌 가수, 배우 등 남성 연예인들은 군 복무 후 더 늠름해진 모습으로 대중 곁에 돌아와 전과 같은 인기를 이어가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라비는 KBS2 인기 예능 ‘1박 2일’ 멤버로 활동하며 대중적 호감도가 높은 스타였다. 군 입대를 피하기 위한 어리석은 선택으로 자신의 복을 차버린 셈이다.
또 라비는 저작권 등록곡만 200개가 넘는 가요계 대표 저작권 부자다. 2022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이돌 저작권 등록곡 수 1위’라고 밝혀 주목받기도. “위약금 때문에 복무 연기가 절실했다”는 라비의 읍소는 대중에게 와닿지 않는 이유다.
나플라는 “한국과 미국 이중국적자”라고 소개하며 “음악으로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2016년 한국으로 들어왔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 문화가 익숙치 않아 군 복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 병역 면탈을 시도했다.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음악으로 성공하고 싶었지만, 한국 문화에는 적응하려 하지 않은 그의 변명이 더욱 궁색하게 들린다.
또한 2017년 나플라가 한 매거진과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대학교까지 졸업했다. 과거 LA에서 지인들과 레이블을 만들며 음악 활동을 이어오던 그는 “음악을 취미로 헸지만, 운이 좋아 잘 풀려서 음악을 계속하고 있던 대학생”이었다. 이미 LA에서 음악으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졌다는 나플라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기 위해 한국에 넘어온 것은 2015년 10월. ‘쇼미더머니777’에서 우승한 것은 2018년이다. “한국에서 밑바닥부터 시작해 어렵게 얻게 된 기회가 너무 소중했다”고 말하기엔 그의 무명시절 또한 길지 않다.
한편 라비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소속 그룹 빅스를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빅스 멤버들에게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도록 팀을 탈퇴하기로 했다”며 “1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저와 함께해준 멤버들에게 미안하다”고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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