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지갑 닫자 울상인 업계…“해외여행에도 밀렸다”
내수 침체로 실적 악화 직격
해외여행까지 늘며 첩첩산중
11일 기준 현대백화점 주가는 올 들어 11.19% 하락했다. 같은 백화점 업체인 신세계(-3.86%)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코스피가 13.93% 오른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셈이다.
백화점 기업들의 주가 부진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 물량을 쏟아낸 영향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신세계를 1631억원가량 순매도했다. 현대백화점도 226억원어치를 팔았다.
당장 주가 상승을 견인할 실적 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보복 소비와 명품 소비 증가로 누린 호황이 높은 기저효과로 돌아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245억원으로 전년 규모인 3510억원과 비교해 7.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은 상반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1711억원으로 전년 규모인 1601억원 대비 성장률이 6.8%에 그칠 전망이다.
두 기업의 실적이 둔화되는 것은 경기 변동성에 이익이 좌우되는 유통 기업들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어서다. 현대백화점은 한무쇼핑(지분율 54.87%)을 비롯해 100% 자회사인 현대쇼핑,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지난해 상반기 인수한 가구 업체 지누스(36.88%)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사업 부문별 매출액 비중은 작년 기준 백화점이 44.5%고 면세점(43.8%)과 가구(11.7%) 부문 순서였다.
신세계도 패션·화장품 부문 자회사 신세계인터내셔널(지분율 38.9%)를 비롯해 가구 부문인 신세계까사(96.6%)와 자회사인 신세계디에프(면세점) 등을 연결 자회사로 두고 있다. 작년 기준 면세점과 백화점이 각각 44%, 31.9%로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패션·화장품 부문이 19.9%로 뒤를 이었다. 두 기업 모두 소비자들의 지출 규모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구조다.
여기에 해외여행 급증까지 가세하면서 유통 업황이 올해 상반기 유독 부진에 빠졌다는 설명이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견조했던 백화점 업황도 고금리와 고물가에 따른 전반적인 소비심리 악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성장률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며 “높은 기저효과로 상반기까지는 부진한 업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업황 부진을 이유로 주가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꾸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신세계의 목표주가를 33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내렸다. 더딘 경기 회복을 반영해 백화점을 비롯한 가구와 패선 등 주요 자회사 실적을 하향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에 대해서도 전날 흥국증권이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8만3000원으로 내려잡았다.
다만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주가도 반등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백화점보단 면세점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작년 하반기 적자로 돌아선 신세계디에프의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재차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도 면세점 부문 적자가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점차 축소될 것이란 설명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의 경우 백화점의 부진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만큼 향후 면세 산업의 업황 개선과 함께 주가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렬 연구원도 “중국 입국자 수에 실적이 연동되는 한계는 있지만 수익성 위주로 변한 면세 업계의 경쟁 구도를 감안하면 현대백화점의 면세 부문 적자 폭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여전히 낮은 주주환원률은 숙제라는 지적이다. 신세계의 지난해 주당배당금(DPS)는 3750원으로 시가배당율은 1.76%에 불과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40.8%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시가배당율이 2.2%에 그쳤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인수한 지누스에 대해 주주들 사이에선 고평가 논란이 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백화점과 신세계가 실적에 비해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것은 낮은 주주환원도 원인 중 하나”라며 “주가 재평가를 위해선 주주환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치킨 시켰을 뿐인데”…1700만원 ‘날벼락’, 소름돋는 배달기사 수법 - 매일경제
- “엄마옷 꺼내 입어도 되겠네”...명동거리 휩쓰는 ‘뜻밖’ 패션 - 매일경제
- “내 혀를 빨 수 있느냐”…소년에게 키스한 달라이 라마 첫마디 ‘경악’ - 매일경제
- “홈쇼핑서 늘 팔던 게 아니잖아”…2시간 동안 40억 대박낸 비결 - 매일경제
- “호텔도 탔다” 강릉 산불 강풍 타고 해안가 급속 확산…피해 눈덩이 [영상] - 매일경제
- “이자도 못내요”…영끌족 매입 아파트 눈물의 경매행 - 매일경제
- “모델·방송인 지인들과…” 유아인, 이태원 클럽 마약 목격담 - 매일경제
- "이대로만 나와다오"… '실물 깡패' 제네시스 컨버터블 시선집중 - 매일경제
- “그래도 ‘존버’ 하겠다”…집값 떨어져 자산 줄어든 부자들 - 매일경제
- 김연경, 전격 현역 연장 선언 “우승만 할 수 있으면 조건도 상관없다” [MK한남]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