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민 해트트릭+박은선 멀티골’ 女축구 벨호, 잠비아 5-0 완파!…월드컵 모의고사 2연승 [SS현장리뷰]
[스포츠서울 | 용인=김용일기자] 유럽파 공격수 이금민(브라이턴)이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박라탄’ 박은선(서울시청)이 2경기 연속포이자 멀티골을 가동한 여자축구대표팀 ‘벨 호’가 잠비아와 월드컵 모의고사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FIFA랭킹 17위)은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잠비아(73위)와 A매치 평가전 2차전에서 5-0 대승했다. 나흘 전 수원에서 열린 1차전에서 5-2로 이긴 여자대표팀은 또 한 번 화끈한 득점포로 승전고를 울렸다.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팀을 안방으로 불러 A매치를 치른 한국 여자 축구는 오는 6월 예정된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본선에서 독일, 모로코, 콜롬비아와 한 조에 H조에 묶였다. 잠비아는 ‘가상의 모로코’였다. 모로코는 H조 최약체로 꼽힐 만큼 한국이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다. 한국은 비록 잠비아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지만 ‘10골 화력쇼’를 펼치면서 자신감을 품게 됐다.
특히 지소연(수원FC)을 비롯해 최유리(현대제철), 심서연(수원FC) 등 주력 공수 요원이 줄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 얻은 결과다.
‘벨 호’는 지난 2월 잉글랜드에서 열린 친선대회 아널드 클라크컵 3경기에서 모두 두 골 이상 내주며 패배를 떠안은 적이 있다. 지난 7일 잠비아와 1차전(5-2 승)까지 멀티 실점하며 수비진이 흔들렸는데 이날 모처럼 무실점 승리를 거두면서 월드컵을 향한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벨 감독은 잠비아와 1차전에서 9년만에 A매치 골맛을 본 박은선을 2차전에 전격 선발로 기용했다. 손화연(현대제철)과 최전방 투톱으로 배치했다. 2선엔 신예 미드필더 배예빈(위덕대)도 선발 기회를 잡은 가운데 유럽파인 조소현(토트넘)과 이금민이 섰다. 수비진엔 좌우 윙백으로는 장슬기(현대제철), 추효주(수원FC)가 나선 가운데 김윤지(수원FC) 홍혜지 김혜리(이상 현대제철)가 스리백을 이뤘다. 골문은 윤영글(BK헤켄)이 지켰다.
잠비아는 루반지 오츔바를 최전방 원톰에 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장슬기와 추효주 두 윙백의 기동력을 살려 잠비아 측면을 두드렸다. 킥오프 1분 만에 박은선의 헤더로 기선제압했다. 전반 4분엔 김혜리가 공격 지역으로 올라와 중거리 슛을 때렸다. 볼 점유율을 높이며 잠비아를 몰아붙였다.
잠비아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13분 역습 기회에서 오츔바가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슛을 시도했지만 수문장 윤영글 품에 안겼다. 전반 24분과 26분엔 위럼베 메뤼, 반다 바브라가 연달아 위협적인 슛으로 한국을 위협했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30분 기어코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냈다. 수비 지역 왼쪽에서 김윤지가 잠비아 수비 뒷공간으로 찔러준 공을 장슬기가 이어받아 돌파,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바브라에게 걸려 넘어졌다. 안나-마리 키틀리(뉴질랜드) 주심은 페널티 스폿을 찍었다. 페널티킥(PK) 키커로 나선 이금민이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 넣으며 선제골(전반 32분)을 터뜨렸다.
기세를 올린 한국은 2분 뒤 추가골을 해냈다. 역시 수비수 김혜리가 후방에서 찔러준 공을 따낸 박은선이 문전으로 드리블, 잠비아 골키퍼 무손다 캐서린을 여유있게 제치고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베테랑답게 상대 골키퍼의 동선을 읽으면서 침착한 마무리가 돋보였다.
경기 분위기를 다잡은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결국 후반 8분 세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박은선이 오른쪽으로 쇄도한 이금민을 보고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머리로 떨어뜨렸다. 이금민이 이어받아 잠비아 골문 왼쪽을 저격하는 오른발 슛으로 포효했다.
잠비아는 후반 14분 쿤다난지 레이첼의 오른발 슛이 골대를 때리는 등 몇차례 반격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오히려 후반 32분 한국이 네 번째 골을 터뜨렸다. 앞서 조소현이 왼쪽에서 내준 침투 패스를 받은 손화연이 골키퍼를 제치다가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또다시 PK를 선언했다. 이금민이 다시 키커로 나서 득점,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잠비아는 추격 의지를 잃었다. 한국은 후반 44분 김혜리의 코너킥을 박은선이 장기인 머리로 받아넣으면서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1차전에서 2골을 넣은 조소현은 이날 A매치 144경기 출전으로 지소연(144경기)과 A매치 최다 출전 공동 1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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